'공사기간 10개월' 계획된 평택시 도시계획도로, 17년째 완공 못한 이유

평택시가 공사기간 10개월로 계획한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 완공되지 못한 채 17년째 표류하고 있다.
2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9년 착공된 '팽성 송화리 중로 3-2호선' 도시계획도로(길이 470m, 폭 12m) 사업은 수차례 공사 중단과 재착공을 반복하다 결국 방치되고 있다. 도로 구간 일부가 미군 공여지에 속해 있어 반환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발주했고, 착공 직후부터 공사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이후 시는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공사 구간에 대한 시공 승인 절차를 진행해 2014년 미 당국으로부터 해당 공여지 사용 승인을 받아냈다. 그러나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공사는 수년째 중단된 채 시간만 허비하는 등 평택시의 행정력과 사업 추진 역량이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2018년 민선 7기 출범 이후, 착공된 지 10년이 지난 기존 노선을 폐기하고 '구간 내 소나무 보호'를 이유로 S자 선형의 우회 노선을 추진하면서 이미 시공된 도로와 옹벽 등 일부 구조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져 수십억 원대의 예산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또한 도시계획 시설변경은 원칙적으로 공청회,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 다양한 절차를 거쳐야 하나, 이 과정이 충실히 이행됐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변경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착공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노선 변경 자체가 형식적으로 추진됐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린다.
시의 무리한 노선 변경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책임 회피 논란은 결국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공사 구간 일대는 십 수 년째 불편한 도로 사정과 미비된 기반시설로 인해 각종 안전 문제와 개발 지연에 시달리고 있다.
인근 지역의 한 주민은 "공여지에 대해 미국(행정부) 승인까지 받아놓고도 노선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500m 남짓한 도로 하나를 17년 동안 끌고 있는 행정은 무능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건설 전문 한 변호사는 "지자체가 시공사와 체결한 계약 노선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공공 계약 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른 지체 손해와 법적 책임은 전적으로 행정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뚜렷한 대안이 없으며, 시공사가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류제현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