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왔어요”…‘마트형 약국’ 흥행에 동네 약국 초긴장 [오상도의 경기유랑]
첫 창고형 약국, 주말 방문객 몰려…일대 ‘교통마비’
약물 오남용 vs 선택 확대…약품 유통도 변화 바람?
감기약만 50여종…수면·진정 등 상담 필요 약품도

분당·판교 신도시와 인접한 매장에 들어서자 ‘가방은 보관함에 맡겨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고객을 맞았다. 열 지어 놓인 쇼핑카트와 흥겨운 장내 음악은 여느 마트와 다를 바 없었다. 아직 1층 약 460㎡(140평)만 매장으로 쓰고 2∼4층은 주차장으로 활용했다.
◆ 언론·약사 단체 관심에 오히려 ‘노이즈 효과’…흥행↑

승강기에 붙은 안내문에는 △수면 △진정 △임산부 △비뇨기계 △피부질환용제 △소염제 △혈당 △다이어트 등 약사의 상담이 필요해 보이는 품목도 적혀 있었다.


매장 측은 이곳 제품들이 인근 약국보다 대부분 싸지만, 일부 비싼 품목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곳 운영자는 한때 대형 약국을 경영했던 약사로 알려졌다. 5층 사무 공간으로 올라가자 10여개의 책상만 놓인 채 온통 의약품 박스들이 쌓여 있었다. 사무실 앞에는 ‘직원 외 출입을 금한다’며 폐쇄회로(CC)TV 촬영을 경고하는 안내판이 놓였다.
매장에선 약사가 약을 추천하는 기존 약국과 달리 상주 약사들이 매장을 돌며 고객을 응대했다. 반응은 다양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주부는 “어차피 편의점이나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영양제라면 직접 보고 같은 효능에 더 값싼 제품을 사고 싶어 남편과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역 약사회는 부정적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리다매’ 방식의 운영이 부실한 복약 지도와 과도한 의약품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약사회는 유통 질서를 해칠 수 있다며 전담팀을 꾸렸고 보건복지부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다만 복지부는 현행 약사법상 문제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창고형 약국’이라는 이름이 이번에 처음 등장한 건 아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배달 전문 창고형 약국’이 존재했다.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약만 조제해 직접 배달해주는 약국들이 서울에만 4곳가량 문을 열었다. 하지만 약사 단체가 압박하며 줄줄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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