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은 실종, 프레임만 남나”.. 청문회, 또 정쟁의 인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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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자'는 탈북민을 모욕했을까, 아니면 사전에서 옮겨온 표현일까.
이번 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능력이나 정책에 대한 논의보다, 학력·논문·현금 등 인물 중심 검증으로 채워졌습니다.
검증보다는 정파적 프레임이 우선되고, 증거보다 의도가 앞서며, 국정보다 표 계산이 앞서는 구조입니다.
결국 청문회는 검증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타격의 무대로 기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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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의도는 명확해”.. 인사청문회는 이번에도 도구였을 뿐

‘반도자’는 탈북민을 모욕했을까, 아니면 사전에서 옮겨온 표현일까.
6억 현금은 고의 누락인가, 아니면 법적 회피였을까.
이 질문들 사이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느 쪽도 ‘진실’보다 먼저, ‘의도’부터 들이미는 정치입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이번에도 증명했습니다.
정치는 검증을 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타격만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 색깔론으로 번진 한 문장.. 논문이 정치를 삼키다
논란의 발단은 김민석 후보자의 중국 칭화대 석사논문입니다. 이 논문에는 ‘도북자(逃北者)’, ‘반도자(叛逃者)’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국민의힘은 “탈북민을 ‘배반자’로 표현했다”며 인권 의식과 대북관의 문제를 제기했고, 민주당은 “당시 중국 내 통용되던 표현을 학술적 맥락에서 인용한 것”이라며 색깔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문제는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그 단어를 둘러싼 정치적 전선입니다.
표현의 적절성에 대한 토론은 사라지고, ‘북한 옹호’냐 ‘검은 프레임’이냐는 진영 대결로 전환됐습니다.
총리 인준 여부를 좌우할 핵심 기준은 사라지고, 논문은 또다시 정쟁의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 6억 원의 ‘현금 정체’.. 증거는 없고 프레임만 남았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지난 5년간 외부강의 수입이 800만 원에 불과한데도 씀씀이는 13억 원을 넘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출판기념회, 결혼 축의금, 빙부상 조의금 등 현금성 수입이 재산등록에서 누락됐다는 주장입니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공직자가 아니었고, 현금을 모두 사용해 신고 의무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2월 31일 등록 기준일 직전에 일어난 이벤트들에 수억 원이 오간 정황이 있다”며 “조작이 아니라 축소 은폐”라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야 주장은 첨예하지만, 현금 출처·사용 내역에 대한 명확한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의혹은 쌓였지만, 그 의혹을 ‘증거’가 아닌 ‘정서’로 몰아가는 방식은 오히려 신뢰를 흔들고 있습니다.
■ 청문회는 왜 매번 이 지점에서 무너지나
이번 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능력이나 정책에 대한 논의보다, 학력·논문·현금 등 인물 중심 검증으로 채워졌습니다.
‘국정 기획’, ‘내각 안정’, ‘국무총리로서의 역할’에 대한 토론은 사실상 실종됐습니다.
이는 특정 후보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패턴입니다.
검증보다는 정파적 프레임이 우선되고, 증거보다 의도가 앞서며, 국정보다 표 계산이 앞서는 구조입니다.
결국 청문회는 검증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타격의 무대로 기능합니다.
■ 이대로라면, 누구도 검증받을 수 없다
청문회는 권력 견제 장치이자,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국민 앞에 드러내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정치가 앞서고 프레임이 덮어버리는 방식이라면, 그 누구도 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습니다.
검증은 냉정해야 하고, 비판은 근거를 가져야 하며, 의혹 제기는 책임을 동반해야 합니다.
김민석 후보자가 실제로 자격이 있는 인물인지, 혹은 총리로서 부적절한 인물인지는 검증이 아닌 정쟁으로는 절대 가려낼 수 없습니다.
■ 정치는 사람을 때리지만, 국민은 방식의 문제를 본다
총리 인준은 국정의 방향을 결정짓는 첫 단추입니다.
지연이 길어질수록 민생과 외교, 안보는 제때 작동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지금 인사권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을 흔들며 정략을 겨누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본질은 사라지고, 누가 더 오래 상처를 남기는지가 싸움의 목적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정치는 사람을 때립니다.
그러나 국민은 그 손이 무엇을 쥐고 있는지를 봅니다.
더 이상은 그 무기가 검증인지, 계산된 공격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책임져야 할 건, 이름이 아니라 방식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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