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안내 해주는 친절한 길앞잡이의 반전[에코피디아]

이태형 2025. 6.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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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 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진짜로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친절한 행동은 사실 길앞잡이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력으로 도망가고 있는 중입니다.

길앞잡이가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곤충의 이면에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존재였으며, 그들의 빠른 회피 본능과 뛰어난 사냥 능력 덕분에 자연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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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구상의 총 생물종은 약 3000만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야생동식물의 남획, 각종 개발 및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 서식지의 파괴에 따라 매년 2만5000종에서 5만종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이용가능한 생물자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단절시켜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합니다. 올해는 1995년 1월 1일 국내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된 지 30년이 됩니다. 동식물을 아우르는 종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지만 알지 못했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에코피디아(환경 eco+사전 encyclopedia)’란을 통해 국립생태원 연구원들로부터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길앞잡이[국립생태원 제공]

숲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 앞을 스쳐 저 멀리 날아가 앉는 작은 곤충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곤충은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의 광택이 한데 어우러져 화려한 체색을 가진 길앞잡이입니다. 햇빛에 반사된는 빛깔은 더 반짝반짝 빛나서 생긴 모습만 봐서는 ‘무지개길앞잡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습니다. 길앞잡이는 마치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몇 미터 앞으로 훌쩍 날아가 앉아있다 다시 사람이 앞으로 다가가면 어느새 다시 날아올라 저만치 날아가버립니다. 진짜로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친절한 행동은 사실 길앞잡이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력으로 도망가고 있는 중입니다.

길앞잡이의 영문명은 Tiger Beetle, 즉 “호랑이 딱정벌레”입니다. 그 이름이 의미하는 바는 길앞잡이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길앞잡이의 큰 턱은 마치 검치호랑이의 이빨처럼 길게 뻗어 있으며, 그 턱은 매우 강력하고 날카롭습니다. 이 큰 턱은 길앞잡이가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그들은 곤충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땅바닥을 기어다는 작은 생물들을 잡아먹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방, 파리, 하루살이 등 날아다니는 곤충들까지 거침없이 사냥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빠른 발과 순발력은 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모습 뒤에 숨겨진 죽음의 사냥꾼입니다.

검치호랑이와 길앞잡이 얼굴[챗GPT를 사용해 제작]

길앞잡이는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으로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으며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해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다른 곤충들의 개체 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방지합니다. 길앞잡이가 단순히 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곤충의 이면에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존재였으며, 그들의 빠른 회피 본능과 뛰어난 사냥 능력 덕분에 자연 속에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길앞잡이의 생애는 겨울을 3령기 유충 상태에서 보내고, 봄이 오면 지표면으로 기어나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들의 짝짓기 시즌이 오면, 길앞잡이가 번식 과정에서 강렬한 본능을 발휘합니다. 수컷은 암컷을 큰 턱으로 잡아두고, 짝짓기를 이어갑니다. 이 강렬한 번식 본능은 길앞잡이의 생명력과 생존 전략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그들의 본능은 매우 강력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른 필연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길앞잡이의 생명력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본능적인 반응을 통해 우리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차덕재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곤충무척추동물복원팀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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