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력 믿고 공포물 도전…‘층간소음 퇴치녀’ 수식어 욕심나”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스스로 '공포물 마니아'를 자처하는 배우 이선빈이 첫 공포물에 도전했다. 영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극 중 이선빈은 공포에 휩싸여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소음에 예민해져 작은 일에도 분노하는 모습까지, 날이 갈수록 예민하고 피폐해지는 주영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노이즈》는 단편 데뷔작 《선》이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던 김수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장르 영화제인 시체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글로벌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선빈은 2016년 JTBC 드라마 《마담 앙트완》으로 데뷔했고, 이듬해 《미씽나인》으로 MBC 연기대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각종 예능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과 친숙해졌다. 2016년 9월 SBS 예능 《런닝맨》에서 인연을 맺은 뒤 연인으로 발전한 아홉 살 연상 이광수와 8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
"저는 재미있게 봤다. 다른 분들이 보셨을 때 어떨지 설레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연기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들을 관객들이 알아봐주실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저는 시사회 이후 도파민에 절여져 오전 6시까지 잠을 못 잤다. 하하."
첫 공포물 도전이다.
"제가 공포 유튜브 콘텐츠를 밤새 볼 정도로 공포물을 좋아한다. 사실 여배우들한테는 신인 때부터 공포 영화 섭외가 많이 들어온다. 실제로 저도 많이 들어왔다. 오히려 제가 진심인 분야라서 더 조심스럽게 되더라.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요즘 웹툰이 실사화가 많이 되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나 캐릭터면 조심스럽지 않겠나. 실제로 잘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사한 적도 많았다. 공포 영화를 너무 좋아하지만 제 외모나 연기 톤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못 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캐스팅에 응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럼에도 흔쾌히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층간소음'이란 소재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힘이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제가 조금 부족해도 그 공감력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해보니까 어땠나?
"공포물 연기의 경우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 머릿속에 이미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귀신이 몇 초 후에 나오고 무서운 현상이 몇 초 후에 일어나는지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고, 그걸 또 모르는 척 연기를 해야 한다.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보다 더 정교하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 중 김민석과 선보인 액션 연기는 어땠나?
"민석 선배가 기본적으로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이번에 선배와 육탄전을 찍으면서 느꼈다. 그 장면을 굉장히 지치고 추울 때 찍었는데, 현장 분위기를 가볍고 좋게 만들어줘서 덕분에 많이 웃었다. 더구나 몸도 워낙 잘 쓰는 사람이라 액션을 하면서도 덕을 많이 봤다."
공포물 마니아라고 하니 그간 가장 인상 깊게 본 공포 영화도 궁금하다.
"데뷔 전 엄정화 선배가 출연하신 《오로라 공주》를 봤는데, 충격을 받았다. 선배의 속눈썹까지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로 선배의 강렬한 공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공포물에 최적화된 배우가 아닐까 싶다. 선배와는 영화 《오케이 마담》 촬영을 함께 하기도 했다. 당시에 제가 선배에게 '선배의 눈을 보면 왜 눈물이 날 것 같죠?'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 선배는 작품에선 카리스마가 있는데 실제로 만나면 소녀 같으시다. 그런 면이 더 배우 같기도 하다."
영화의 소재가 층간소음이다. 실제로 경험해본 적이 있나?
"제가 살아온 주거 환경이 다양하다. 연습실, 찜질방, 고시원, 원룸 등 다양했던 만큼 층간소음에 내성이 생겼다. 예민한 편이지만 그냥 생활 소음으로 받아들인다."


이번 작품에 대한 연인 이광수의 반응은 어떤가?
"원래 무서운 걸 잘 못 보는 사람이다. 근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영화를 보다가 팝콘을 쏟았다고 한다. 영화 찍으면서 많이 고생했겠다며 격려도 해주더라. 팝콘을 쏟을 정도로 무서웠다는 것만큼 좋은 피드백은 없다. 덧붙여 제 절친한 동생인 (노)정의도 소시지를 샀는데 쏟아서 의자에 케첩을 묻혔다고 한다(웃음)."
이번 작품으로 '호러퀸' 수식어를 얻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개인적으로 제가 소심하다. 그래서 그런 수식어까지는 원치 않는다. 단지 공포 장르를 애정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했을 뿐이다. 하지만 '층간소음 퇴치녀'라는 수식어는 조금 욕심난다. 하하. 작품 안에서 내가 연기한 캐릭터의 감정 표현 장면이 층간소음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하나의 밈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에 그런 재치 있는 '짤'로 층간소음 해결하는 분이 많더라."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배우 이선빈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했는데 신기하게도 잘된 작품들 중 코미디가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특별하다. 코미디도 좋지만 조금 다운된 연기도 가능한 배우라는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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