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거짓말 잘해"... 하멜 표류기의 '하멜' 이름, 유럽학술상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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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당시 제주도에서 13년 동안 표류하면서 조선인을 향해 부정적 서술을 남긴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1630~1692)의 이름이 유럽 한국학계의 대표 학술상 명칭에서 빠지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에딘버러에서 열린 유럽한국학회(AKSE) 총회에서는 기존의 '헨드릭하멜상' 명칭을 'AKSE상'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표결을 통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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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상 제정, 오리엔탈리즘에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

조선 후기 당시 제주도에서 13년 동안 표류하면서 조선인을 향해 부정적 서술을 남긴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1630~1692)의 이름이 유럽 한국학계의 대표 학술상 명칭에서 빠지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에딘버러에서 열린 유럽한국학회(AKSE) 총회에서는 기존의 '헨드릭하멜상' 명칭을 'AKSE상'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표결을 통해 통과됐다. AKSE는 유럽 출신 연구자들이 주도하는 한국학 학술 단체로, 2017년부터 영어를 포함한 유럽 언어로 발표된 우수 논문과 출판물을 2년에 한 번씩 선정해 상을 수여해 왔다.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회계사 겸 서기로, 1653년 상선 스페르버르호를 타고 일본으로 향하던 중 배가 난파돼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류했다. 이후 13년간 조선에 억류됐다가 일본으로 탈출한 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각국에서 출간되어 유럽인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한국에서는 '하멜 표류기'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멜 표류기'는 우리나라에 관한 서양인 최초의 저술로서 당시 조선의 실상을 비교적 정확하고 충실하게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책에는 "조선 사람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경향이 강하다" 등의 부정적 묘사도 있어 '조선인은 야만적이고 거칠다'는 낙인을 굳혔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학계 일각에서는 "하멜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한 것은 유럽이 오리엔탈리즘(동양에 대한 서구의 왜곡과 편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수년간 학회에 명칭 변경을 요구해 왔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19세기까지 하멜의 책을 읽은 유럽 뱃사람들이 조선 근처를 지날 때 무서워서 항해 속도를 높였다는 기록도 있다"며 "하멜은 기념해야 할 인물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조명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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