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버는 기업’은 옛말…상생을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

오유진 기자 2025. 6.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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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나금융, 취약계층 사회 진출 문 넓혀
포스코, 중소기업 컨설팅으로 526억 재무 성과 달성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 경영이 재무적 성과는 물론 생산성과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기업이 ESG 전략을 얼마나 잘 실행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이 최대 60%까지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SG 실천 여부가 기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점을 반영해 기업들은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 사의 특색을 살린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대립 명인이 LG가 조성한 토종 꿀벌 서식지에서 꿀벌통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그룹 제공

LG·효성, 꿀벌·철새 보호 프로젝트 추진

ESG의 핵심인 환경보호는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다. LG는 최근 생태계 보호에 동참하기 위해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화담숲 인근 정광산에 토종 꿀벌 서식지를 조성했다. 전염병과 기후변화로 꿀벌 개체 수가 감소하는 문제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꿀벌은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0종 이상에 관여하는 곤충으로, 꿀벌 개체 수는 생태계 건강을 판단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LG는 한라 토종벌 100만 마리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년 개체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토종벌 1호 명인인 김대립 명인, 양봉 사회적 기업 비컴프렌즈와 협업해 꿀벌 보호와 증식에 힘쓰고 있다.

효성이 김해 화포천습지에서 독수리를 방사하는 모습 ⓒ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멸종위기 생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화포천습지를 찾는 독수리, 큰고니 등 멸종위기 철새에게 먹이를 주는 활동이 대표적이다. 농어촌 경제에도 이바지하기 위해 국내산 농축산물을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구조된 독수리 3마리에 효성1·2·3호라는 이름을 붙여 자연에 방사하기도 했다.

효성은 멸종위기 곤충을 복원하기 위한 활동도 본격화했다. 효성은 지난 4월 국립생태원, ㈜숲속의작은친구들과 멸종위기 곤충 복원 및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7년까지 비단벌레, 소똥구리 등 멸종위기 곤충의 인공 증식과 자연 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오 순환 소재를 적용한 '환경을생각한햇반' ⓒCJ제일제당 제공

친환경 가치를 더하는 CJ제일제당·LG생활건강

자사 생산 제품을 활용해 ESG 실천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생산 시 발생하는 조각쌀을 업사이클링 스낵 '익사이클 바삭칩'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제품은 봉지당 계란 한 개 분량의 단백질을 담은 고영양 간식으로, 포장재에도 폐페트병을 활용해 친환경 가치를 더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에도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한다. 바이오 순환 소재 25%를 적용한 '환경을생각한햇반'은 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발생량을 17% 감축했다. 기존 햇반 용기는 수거 후 생활용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캠페인에 활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종로구에 '에코스테이션'을 운영한다.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서울 종로구와 협력해 폐자원을 반납하면 자사 물품으로 보상하는 에코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에코스테이션에서는 버려지는 충전기, 멀티탭, 보조배터리 등을 수거해 재활용한다. 물건을 기부하면 개수에 따라 보상 스탬프를 지급한다. 모은 스탬프는 LG생활건강의 샴푸, 린스, 세제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20년 대비 45% 저감하는 목표를 세웠다. 코카콜라 1.25리터 제품에 재생 페트를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있으며, 사내 카페에서는 다회용기를 적극 사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삼성희망디딤돌 2.0 출범식에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맨 왼쪽) 등이 참석한 모습 ⓒ삼성전자 제공

청년 취업·장애인 지원 나선 삼성·하나금융

장애인과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삼성희망디딤돌 2.0'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와 정서 안정에 집중했던 삼성희망디딤돌 1.0에서 진화한 이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기술·기능 역량을 쌓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자사 교육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 노하우를 활용해 청년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선사한다. △전자/IT 제조 △IT 서비스 등 10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희망직무에 맞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교육생 47.3%가 취업에 성공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장애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스포츠와 예술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부터 아이스하키, 노르딕스키 등 비인기 장애인 동계 종목을 후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파트너라는 장점을 살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도 운영 중이다.

미술 분야에서는 공모전 개최, 인턴십 등을 통해 발달장애 예술가들을 돕고 있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하나 아트버스'는 사회적 기업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장애인의 취업 문을 넓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 중증장애인 화가를 '하나아트크루'로 채용하는 등 장애인의 사회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3월 포스코는 동반성장지원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한화, 기업 강점 활용해 상생 주도

기업의 강점을 활용해 상생에 앞장서는 사례도 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동반성장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동반성장지원단은 평균 25년 이상의 근무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포스코 직원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ESG 현안 해결 △스마트공장 구축 등 4개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찾아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66건의 컨설팅을 통해 약 526억원의 재무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는 140건의 신규 과제를 수행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한화그룹이매년 제작하는 점자 달력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ESG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ESG 위원회를 설립한 이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주요 상장 계열사와 비상장사 두 곳에 ESG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각 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도록 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상생 활동으로는 점자 달력 제작과 서울세계불꽃축제 등이 꼽힌다. 한화는 2000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달력을 제작해 왔다. 지난해까지 배포된 달력은 누적 96만 부에 달한다. 매년 100만여 명이 찾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한화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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