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해놓고 정신승리만…국민의힘, 더 큰 위기가 시작됐다 [정치에 속지 않기]

2025. 6. 2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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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패한 지 두 주가 다 돼가지만 대책은커녕 수습도 못 하는 정당.

윤 전 대통령의 난감한 행동을 막지도 못했고 계엄 뒤에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모습이 이번 대선의 결과를 만들었다는 걸 모르는 걸까, 인정하기 싫은 걸까.

18대에서 21대까지 4번의 대선이 지나는 동안 민주당 대선 후보의 TK 득표율은 10%대에서 이제는 20% 중반까지 꾸준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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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지도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에서 패한 지 두 주가 다 돼가지만 대책은커녕 수습도 못 하는 정당. 이제는 ‘야당’이 된 국민의힘 얘기다. 으레 나오는 통렬한 변화의 다짐조차 없다. 그저 모두의 책임이라고 얼버무리면서 아무의 책임도 아닌 길로 가고 있다. 탄핵과 대선 패배를 거쳤는데도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 긋기가 쟁점이 되고 있다. 위기감 제로다.

아마도 대선에서 김문수 전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41.15%를 잘한 성적이라고 보는 듯하다. 당이 배출한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범여권 표가 분산된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의 표차가 8.27%P에 그친 게 어디냐는 ‘정신 승리’가 있는 듯도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난감한 행동을 막지도 못했고 계엄 뒤에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모습이 이번 대선의 결과를 만들었다는 걸 모르는 걸까, 인정하기 싫은 걸까. 아니면 국민의힘 의원 다수를 배출한 영남, 특히 대구·경북(TK)은 굳건한 텃밭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데 정말 TK 지역은 앞으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국민의힘에 절대 텃밭일까.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 득표율은 23.22%다. 경북에서는 25.52%를 얻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 후보로 나왔던 이 대통령은 대구에서 21.60%, 경북에서 23.80%를 얻었다. 3년 사이 TK 득표율이 소폭 높아졌다.

더 뒤로 가보자. 올해와 마찬가지로 탄핵 뒤에 열린 2017년 19대 대선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21.76%, 경북에서 21.73%이었다. 그런데 2012년 18대 대선에선 문 전 대통령이 대구에서 19.53%, 경북에서 18.61%를 얻는 데 그쳤다.

18대에서 21대까지 4번의 대선이 지나는 동안 민주당 대선 후보의 TK 득표율은 10%대에서 이제는 20% 중반까지 꾸준히 올랐다. 또 그동안 부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40%에 못 미쳤는데, 이번 대선에선 이 대통령이 40%를 넘겼다.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30% 이상이 몰려 있는 경기와 인천에서 최근 대선들을 민주당에 연속 패했다. 그런 와중에 텃밭인 영남에서는 민주당이 득표율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수습도 못하는 지금 국민의힘 모습이 겉으로 보이는 피상적 위기라면 영남의 표심 변화는 저 깊은 속에서 진행 중인 심층 위기다. 국민의힘은 이기는 능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

[이상훈 전 매일경제신문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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