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수까지 마실 수 있다...폐기물 ‘0%’ 도전하는 이 기업 [호주 애그테크 NOW]
年220만t 밀 사용하는 호주 최대 제분회사
밀가루 비롯 전분·글루텐·에탄올 등 생산
제조 과정서 버려지는 폐기물 ‘제로’ 추구
‘농장에서 식탁까지’ 순환농업 모델 완성

제분업체는 말그대로 밀가루를 만드는 곳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쌀밥이 주식이듯이 서구인들에게는 밀가루로 만든 빵이 주식이다보니 제분의 역사는 아주 오래다. 마닐드라그룹도 설립된 지 73년 된 전통 식품제조업체로 분류된다. 직원 수도 1500명에 달한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이 회사가 대표적인 애그테크(Agtech) 기업의 한 곳으로 꼽힌다.

“호주 농민들이 재배한 밀이 우리 사업의 시작입니다. 이 밀을 깨끗하게 씻고 건조한 뒤 제분하면 밀가루가 되죠. 이 밀가루를 그대로 포장해서 판매하거나 제빵용 믹스로 만들어 팔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이 밀가루를 물과 섞으면 죽처럼 만들어지는데요. 여기에서 전분을 빼내면 글루텐이 됩니다. 이 활성 밀 글루텐은 단백질 함량이 75~85%에 달합니다. 이 글루텐은 빵을 만들 때 첨가하거나 아니면 운동을 할 때 먹는 단백질 쉐이크 원료가 됩니다. 반려동물 사료나 심지어는 샴푸와 같은 소비재 생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마닐드라가 이 곳 제분공장 한 곳에서 사용하는 밀은 연간 120만t, 하루 약 3500t에 달한다. 다른 곳에 있는 제분공장 3곳까지 합치면 연간 사용하는 밀의 양이 무려 220만t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한 해 식용 밀 수입량이 270만t 정도이니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이 곳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밀의 양이 대형 25t 카고트럭 140대 분량이다보니 공장에서 보관했다가 사용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꼬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화물열차가 공장으로 밀을 실어나르는 이유다. 이 화물열차가 도로를 횡단해 공장으로 들어갈 때는 한참 동안 자동차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요네스 공장장은 “그럼에도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서 인지 시민들이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폐수의 재활용을 위해 마닐드라는 최첨단의 폐수 정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 공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폐수는 저수지처럼 생긴 대규모 야외 집수조로 모인다. 여기서는 박테리아를 활용한 혐기성 소화 과정을 통해 유기물을 분해한다. 이어 염기성 정화, 초미세막 여과, 역삼투압 방식의 정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호주인들의 식수 기준에 맞는 물로 변환된다.

딕 호난 마닐드라그룹 회장은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제로로 만드는 것은 산업계의 숙제이자 필수 과제”라며 “마닐드라는 인류의 미래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밀알을 활용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완전한 0%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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