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깊이읽기'…의성, 한강 문학을 낭독하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이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작품을 지역 주민과 함께 깊이 읽는 시간을 마련한다.
군은 이달 25일부터 내달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봉양온누리터 도서관 온누리홀에서 '노벨문학상 한강 작품 깊이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강 문학의 주제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탐색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으로, 한강 작가가 발표한 대표작 다섯 편을 주제별로 나눠 5주에 걸쳐 강독한다.
강의는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초빙교수 이강선 박사가 맡으며, 문학 비평과 사회철학적 해석을 겸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첫 강의에서 다룰 '채식주의자'는 한강을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평범한 여성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가부장적 질서와 사회의 억압,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순수성 사이의 충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두 번째 작품인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국가 폭력과 집단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구성된 이 작품은, 문학이 기억의 윤리를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보여준다.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세 번째 강의에서는 '희랍어 시간'을 통해 언어와 상실, 치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말을 잃은 여성과 시력을 잃어가는 교사의 관계를 통해, 침묵과 연대가 형성되는 과정과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한강 특유의 서정성으로 풀어낸다.
네 번째 작품 '바람이 분다, 가라'는 슬픔과 상실, 변화와 예술성의 충돌을 조용히 응시한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삶의 균열을 포착하고, 예술적 감응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힘을 찾아간다.
한강의 신체적 공감 능력과 은유적 서술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강의에서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가 다뤄진다. 국가폭력과 개인의 상처, 기억과 애도의 문학적 복원을 통해, 한강 작가가 말한 "나의 가장 최근이자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설"의 의미를 분석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노벨문학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품을 읽는 이는 많지 않다는 현실에 착안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단계별로 함께 읽는 흐름을 통해 다소 난해한 작품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참여 신청은 오는 6월 24일까지 도서관 방문 또는 전화(054-834-5500), 의성군 통합예약서비스(usc.go.kr/reserve)를 통해 가능하며, 수강료는 무료다.
문의는 의성군립도서관(054-830-5219)으로 하면 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군민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이번 강좌가 군민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함께 읽고 나누는 풍요로운 독서 문화 조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군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문화·독서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성군은 오는 7월 3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개그맨 출신 작가 고명환 씨를 초청해 '반복이 차이를 만든다'를 주제로 한 저자 강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강연은 1회성 무료 특강으로, 7월 2일까지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이번 두 프로그램은 단순한 강연이나 행사성 교육을 넘어,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독서문화 인프라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주민과 함께 읽고 해석하는 프로그램이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정례적으로 기획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