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말리그] “학부모로 왔어요” 자리 바뀌어도 계속되는 이규섭 코치의 아마농구 사랑

21일 경복고 체육관에서 열린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남중부 예선 용산중과 명지중의 경기. 한국농구 미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경기장 한 켠, 달라진 신분으로 비시즌을 준비하는 반가운 얼굴도 만나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이규섭 부산 KCC 코치.
경기장에서 본지와 만난 이규섭 코치는 웃으며 방문 목적을 전했다. “오늘(21일)은 학부모로 왔죠.” 이규섭 코치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아들 이승민은 용산중 농구부의 일원이자 에이스이다.
이승민은 3학년인 올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전라남도 해남에서 열렸던 ‘제62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 연맹전 해남대회’에서는 7경기 평균 21점 6.8리바운드 3.5어시스트 3.2스틸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남중부 MVP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이날 펼쳐진 용산중과 명지중의 남중부 예선에서도 이승민은 30분 동안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의 빼어난 활약을 기록, 용산중의 3연승이자 89-47 대승을 이끈 주역으로 거듭났다. 이렇듯 이승민은 묵묵히 아버지와 같은 훌륭한 농구인이 되고자 하루하루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농구 선수 자녀를 둔 농구인 아버지. 일반 학부모들과는 좀 더 냉철한 시선으로 아들을 바라보게 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이규섭 코치는 이승민에게 별다른 농구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규섭 코치는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도 내가 더 간섭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똑같이 여느 학부모의 입장으로 아들을 바라보는 것이 맞다”라고 이야기하며 “용산중 신석, 이정석 코치가 운영하는 대로 열심히 따라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본인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코칭스태프에게 배우는 자세들을 갖추는 것이 제일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 보니 농구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팀만의 룰이 있을 것이고, 내가 농구 이야기를 학교 밖에서도 하게 되면 아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서 더 안 하게 된다. 친구들과 자유롭게 잘 지내면서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농구선수 학부모로서 가진 생각을 말했다.
단순히 아들의 존재 때문에 시간을 쪼개 아마추어 현장을 찾는 이규섭 코치가 아니다. 이규섭 코치는 해설위원으로 팬들과 소통하던 지난 3년 동안, 중고등리그, 대학리그를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아마추어 현장을 방문하여 한국농구 원석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아마추어 현장을 등한시하지 않고 사랑을 보내고 있는 만큼, 이규섭 코치는 나날이 성장 중인 선수들의 활약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춘계리그를 시작으로 여름까지는 중학교,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는 몸의 변화도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만큼 성장을 많이 하는 시기이다. 몇 년 째 중고농구를 계속해서 보고 있는데 선수들이 하루하루 실력이 느는 것도 빠르게 느껴진다. 힘도 붙는 것이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농구를 단순히 운동부로서 하는 것이 아닌, 즐겁게 대하는 것도 크게 느껴지고 있다. 아주 좋은 현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규섭 코치의 아마농구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불어 이규섭 코치는 줄어드는 아마추어 농구 선수 풀과 대회에 대해서는 아쉬움 섞인 말과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규섭 코치는 “아쉬운 것은 주말리그 같은 다양한 대회가 수도권 위주로 개최된다. 지방에서도 많이 개최되어야 좋은 선수들을 찾을 기회가 좀 더 많아질 것이다. 나의 소박한 바람이다. 남자부도 남자부이지만, 여자부는 특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인원 자체가 적다. 중고농구 선수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이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찾아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아마추어 현장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후 지난 9일 KCC의 비시즌 훈련 소집일에 맞춰 선수단에 합류, 이상민 감독을 보좌하며 KCC의 비시즌 훈련을 이끌고 있다. 3년만에 돌아온 코치 자리가 어색한 듯 익숙하게 다가왔던 지난 2주였을 것이다.
이규섭 코치는 “삼성에서 8년간 코치를 했고, 해설위원으로 3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이 많다. 현장에서 봤던 부분과 해설위원 자격으로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본 모습들까지 다양한 것들을 머릿속에 종합할 수 있었다. 일단은 내가 해야 할 것은 (이상민)감독님의 방향성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하는 것이다”라며 수석코치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전했다.
이어 “기존에 팀에 있던 신명호 코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아가 KCC 구단 관계자, 스태프들까지 조금씩 조금씩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봤던 것들과 감독님께서 원하시고, 추구하시는 것에 맞춰 선수들과 팀 전체가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KCC 일원들의 역할까지 덧붙였다.
비시즌 이규섭 코치의 KCC는 스토브리그 돌풍의 주역이었다. KBL을 대표하는 가드 중 하나인 허훈을 품에 안은 것. 샐러리캡 문제로 주축이었던 이승현을 울산 현대모비스로 트레이드했지만, ‘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빅4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 것은 지난 시즌 8위로 마친 아쉬움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팀 전력을 구상하는 KCC 코칭스태프에게도 큰 힘이 될 선수 구성이 될 터.
“워낙 네임드 있는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은 코치로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빅4 라인업과 함께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말한 이규섭 코치는 “감독님의 구상에 이 선수들을 잘 녹아들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주축 선수들이 뛰어나다 보니 백업 선수들과의 격차가 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그렇다 보니 백업 선수들이 처지지 않고 잘 따라올 수 있게 하는 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이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전 선수단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인 상황을 말했다.

이규섭 코치는 “감독님이 이전에 인터뷰에서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 좋은 성적은 당연한 것이다. 성적을 넘어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농구를 하겠다. KCC가 명문 구단으로서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명성에 걸맞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라며 명가 재건을 위한 약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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