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용으로 딱 좋아"…한 시간 만에 '완판' 대란난 신발 [트렌드+]

안혜원 2025. 6. 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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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 H-스트리트, 아디다스 삼바 등
'어글리' 가고 '로우프로파일' 트렌드 왔다
"가볍고 날렵해 '출근복'에도 잘 어울려"

운동화가 작아지고 있다. 일반 신발보다 크기가 두 배는 크고 디자인도 투박한 ‘어글리 슈즈’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대신 발등과 굽이 낮고 날렵한 실루엣의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 운동화가 새롭게 뜬다. 운동화의 편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미니멀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는 게 포인트. 정장에도 잘 어울려 ‘출근용 스니커즈’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를 타고 스포츠 브랜드부터 명품까지 납작하고 낮은 디자인의 운동화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로제 효과에 정식 출시 전부터 히트 친 운동화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이달 초 서울 성수동에서 'H-스트리트' 제품을 선보인 글로벌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브랜드 모델 블랙핑크 로제가 해당 제품의 연두색 형광 스니커즈를 신고 나오면서 전세계 팬들과 스니커즈족의 관심을 모았다. 흰색, 검은색 등의 무채색 의상과 대비되는 형광색 스니커즈가 눈에 띄면서 구매욕을 자극한 것이다.

오는 26일 정식 출시를 하기 전 무신사와 푸마 공식몰 등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출시 한 시간 만에 주요 색상이 모두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로제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를 유행시킨 연예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주로 짧은 스커트와 스니커즈를 함께 매치해 긴 다리를 강조하는 룩을 연출한다. 앞서 참석한 ‘F1 마이애미 그랑프리’ 행사에서도 푸마의 스피드캣 OG(검정색)와 스커트, 가죽 재킷을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스피드캣은 푸마가 지난해 재출시해 완판한 제품이다.

이번에 선보인 H-스트리트도 스피드캣의 아성을 이을 스니커즈로 주목받고 있다. H-스트리트는 2000년대 초 출시됐던 라이프스타일 모델을 다시 디자인해 내놓은 모델이다. 푸마의 러닝 스파이크(육상화) 모델 ‘하람비’에서 영감을 받아 얇고 가벼운 데다가 착화감이 편한 게 장점이라는 게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셀 메쉬 디자인이 더해져 통기성도 좋은 편이다. 로제가 신은 초록색 외에도 검정색, 흰색 제품 등이 출시됐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오픈와이와이(Open YY)의 협업해 내놓은 하늘색 제품도 있다. 가격은 12만 9000원이다.

 스포츠 브랜드부터 명품까지…납작한 운동화 뜨는 이유

패션계에선 로우 프로파일 트렌드가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복장 자율화와 워라밸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풀이한다. 편하고 활동하기 좋은 복장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직장에서도 의복 자율화 흐름 등이 이어지면서 구두보다 운동화를 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정장과 캐주얼 복장에 두루 잘 어울리는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 선호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태권도와 푸마 스피드캣 발렛 제품. 사진=푸마 제공


‘클래식 스니커즈’라고도 불리는 로우 프로파일은 어글리 슈즈 열풍이 사그라든 2020년대 초반부터 부상하기 시작하다가 푸마 스피드캣, 아디다스 삼바 등 관련 제품이 크게 유행하면서 스니커즈 브랜드 전반으로 주요 제품화되고 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도 로우 프로파일 트렌드를 소개하는 영상의 조회수가 1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소비자 관심도도 큰 편이다.

로우 프로파일 열풍이 확산하자 디자인 변형 모델도 속속 출시되는 중이다. 아디다스는 전통 무술 태권도에서 영감을 받은 ‘태권도’ 스니커즈를 선보이며 끈을 없앤 ‘레이스리스’ 버전도 함께 내놨다. 부드러운 가죽 제품에 발끝 부분 퀼팅 디테일을 더했다. 푸마 역시 ‘스피드캣’을 기본 디자인으로 한 ‘스피드캣 발렛’ 모델에서 신발끈 아래 발등을 덮는 커버(텅) 부분을 엘라스틱 밴드로 대체했다. 발레코어 트렌드를 겨냥한 이 모델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끈다.

(왼쪽부터)메종 마르지엘라 스프린터스, 루이비통 LV 스니커리나, 로에베 발레 러너 2.0. 사진=각 사 홈페이지


명품 브랜드들까지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종 마르지엘라는 2025년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스프린터스(Sprinters)’를 공개했다. 루이비통은 ‘LV 스니커리나’를 선보였다. 모노그램 패턴의 LV 로고에 발레리나 슈즈와 스니커즈를 결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로에베는 러닝화와 플랫슈즈를 결합한 ‘발레 러너 2.0’을 리뉴얼 출시하며 하이엔드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로우 프로파일은 2017년부터 유행했던 높은 굽, 투박한 느낌의 어글리 슈즈와는 완전히 상반된 디자인 흐름"이라며 "운동화 트렌드에 민감한 스포츠 브랜드에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형태의 로우 프로파일 스니커즈를 출시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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