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Z의 세계] 로컬푸드 소비, ‘미닝아웃’ 대표 사례
유통 거리 단축·포장 최소화·지역경제 회복
지속가능성 실천하는 가치소비

한여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겪었고 한겨울 하루아침에 폭설이 내리는 등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악몽에 시달리며, 그 불편함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파괴를 막고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자고 숙제처럼 말한다.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벌써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구조에 관심이 많아진 Z세대들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 방법을 소개하고,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기후 관련 이슈를 살펴본다.

자신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는 말이 있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가리키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온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단어다. 이전에는 함부로 드러내기 어려웠던 정치적·사회적 신념에 따라 소비할 제품을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로컬푸드 소비는 대표적인 미닝아웃 사례다. 지역 농민을 지원하고 유통거리를 줄여 탄소배출을 줄이는 로컬푸드는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성을 동시에 갖춘 소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로컬푸드 매장은 단지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하는 공간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하는 ‘실천적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춘천의 한 로컬푸드매장. 20대 청년들이 신선한 제철 채소를 고르고 있었다. “모양이 들쭉날쭉한 것도 있지만 오히려 진짜 같고 좋다”는 한 대학생은 일주일에 한번가량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멀긴 하지만 이곳에 오면 소량 포장된 채소 등을 살 수 있어 버리는 식재료를 줄일 수 있다”며 “그리고 이왕 먹는 거라면 농민에게 더 많은 이익이 가고, 유통거리가 짧아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는 방식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컬푸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짧은 유통 거리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 들어가는 농산물은 수백㎞ 이상을 트럭으로 옮기며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로컬푸드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가까워 수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기후위기의 핵심 요인인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셈이다.
또한 로컬푸드는 과잉 포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환경보호에 긍정적이다.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비닐·스티로폼으로 과도하게 포장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직거래 방식의 로컬푸드는 간단한 포장만으로도 충분하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병행하려는 MZ세대에겐 로컬푸드 매장은 단순한 시장 그 이상으로 미닝아웃할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로컬푸드는 지역 경제와 공동체 회복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MZ세대 소비자들은 단순히 먹거리를 사는 것을 넘어, 자신이 사는 지역의 농민과 교류하고, 농산물의 생산 과정을 직접 보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
그들은 ‘누가, 어떻게 만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소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소비 기준이다.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한 농산물 꾸러미 정기구독 서비스, 지역 푸드마켓, 파머스마켓 등도 확산되며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내가 먹는 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고민하는 MZ세대의 새로운 소비문화를 반영한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먹는 한 끼, 장을 보는 하루의 선택이 이미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컬푸드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가까운 생산지에서 온 먹거리,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는 식탁, 포장재 없는 장바구니. 작지만 꾸준한 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로컬푸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소비’를 고민하는 청년 세대의 실천이자 선택이다. 소비는 곧 미닝아웃이다. 오늘 당신이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그 순간, 기후를 위한 사회적 신념이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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