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 방탄소년단의 ‘봄날’…그들의 부재는 공백이 아니었다

조유빈 기자 2025. 6.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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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은 내년 초 출시 예상…‘완전체 컴백’ 따른 문화적 파장 커
빈틈없이 채운 2년6개월의 시간…솔로로도 계속된 BTS 성장사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7명의 세계가 다시 하나가 되는 순간이 다가온다. 그룹 활동이 멈춘 동안에도 각자의 이름으로 팬들 곁에서 메시지를 전했던 멤버들이 방탄소년단(BTS)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과거 '군백기(군대+공백기)'는 연예계에서 존재감이 옅어지는 치명적인 시기로 여겨졌지만, BTS의 시간은 유독 빼곡했고 특별했다.

멤버들은 다양한 콘텐츠와 음원으로 개인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자신만의 색깔로 성장의 서사를 채워나갔다. 이제 다시 맞이할 BTS의 '봄날'은 이전보다 더 풍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TS라는 그룹의 부재는 왜 공백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이들의 '군백기'가 전환과 성숙의 시간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탄소년단(BTS)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왼쪽부터) ⓒ빅히트뮤직 제공

각자의 시간 속에서 모두 움직였다

BTS 데뷔 12주년인 6월13일, 멤버들은 한 공간에 모였다.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이홉의 솔로 콘서트 'HOPE ON THE STAGE(호프 온 더 스테이지)'에서다. 최근 전역한 정국은 제이홉의 《아이 원더(i wonder…)》 무대에 등장했고, 진은 《봄날》 무대를 함께 했다. 세 멤버의 《자메뷔(Jamais Vu)》 퍼포먼스까지 이뤄진 이날, RM·지민·뷔·슈가도 객석에서 무대를 즐겼다. 7명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제이홉은 "멤버들이 군복무를 끝내고 돌아올 시점이 됐다"며 "보여드릴 것이 정말 많을 것이다. 기대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WE ARE BACK." 그들이 돌아온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외벽에는 6월10일부터 BTS의 복귀를 환영하는 짧지만 강렬한 문구가 걸렸다. 국내외 아미(BTS 팬덤)들도 이곳에 모여 멤버들의 전역을 축하했다. BTS의 완전체 복귀는 이미 솔로 활동을 통해 보여줬던 개개인의 영향력이 결집하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은다. 그룹 활동은 약 2년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멈췄으나, 각자의 시간은 바쁘게 흘러갔다. 멤버들이 입대 전에, 복무 중에, 전역 후에 발매한 곡들은 빌보드를 비롯한 글로벌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와 동시에 멤버들의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등극하며 K팝 솔로 아티스트 최초 기록을 달성한 지민은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로도 호평을 받았다. 뷔가 2023년 9월 발매한 솔로 EP '레이오버(Layover)'를 두고는 "무디하면서도 고요한 얼터너티브 R&B 앨범"이란 평가가 나왔다. 슈가의 '디데이(D-DAY)'는 강렬하고 다채로운 사운드 설계와 자아 표현으로, RM의 'Right Place, Wrong Person'은 재즈와 얼터너티브·모던록을 통해 문학적 사유와 정체성 탐구를 음악적으로 구현해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리드미컬한 퍼포먼스와 내러티브를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은 제이홉, 팝 아이콘으로 비상한 정국, 감성적 서사와 섬세한 보컬 전달력으로 호평을 받은 진까지. 모든 멤버는 BTS가 다양한 음악성과 메시지를 품은 아티스트 그룹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과 정국의 전역일인 6월11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국내외 아미(ARMY·BTS의 팬덤)들이 제대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과 정국의 전역일인 6월11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국내외 아미(ARMY·BTS의 팬덤)들이 제대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이들은 다시 모인다. BTS 멤버들도 완전체로서 아미와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세븐(Seven)'으로 날개를 달았던 정국이 입대를 미루지 않은 것 역시 완전체 BTS의 복귀 시점이 늦춰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최근 전역한 멤버들도 "하루빨리 아미들에게 달려가고 싶다"(뷔), "빨리 앨범을 만들어 무대로 복귀하도록 하겠다"(RM)고 언급한 만큼, 완전체 복귀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진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BTS 완전체의 복귀 시점은 앨범 준비 시간 등을 고려해 내년 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BTS의 새로운 앨범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유명 작곡가들의 곡들이 몰려오고 있다. 개인의 아티스트 역량을 입증한 멤버들은 콘셉트에 맞는 곡을 선택하고 앨범을 꾸린 뒤 안무 등을 준비하는 작업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이재상 하이브 CEO도 "BTS가 이미 글로벌 톱 아티스트로 도약한 만큼 비전과 '넥스트'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어, 방향성을 고민하며 맞춰가야 한다"며 "톱 티어(최상급) 작곡가들과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아티스트의 숙고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각자의 음악 세계를 경험하고 성장한 BTS의 새로운 챕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넓어진 장르적 스펙트럼과 함께 더 성숙하고 다층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BTS 예술혁명》 저자인 이지영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솔로로 활동하는 시간은 개성이 달랐던 BTS 멤버들이 그룹 활동을 통해 실현하지 못했던 것을 해소하는 계기로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개인의 차이점들을 억누르지 않고 음악적으로 성장한 멤버들은 그룹 활동을 통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또 개인으로서 충분치 않았던 부분을 그룹으로 채우며 7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BTS는 이전부터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내왔던 그룹"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하고 발전해 왔던 서사가 지속됐기에, 이들이 다시 완전체로 모여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6월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BTS 데뷔 12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5 BTS 페스타'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아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백기'에 이뤄진 BTS 가사 필사 모임 수료증 ⓒ아미 제공

'BTS의 동력' 아미, '군백기'에도 바빴다

'군백기'에도 멤버들의 활동이 이어지면서 팬덤 아미의 시간도 함께 바쁘게 흘러갔다. 아미는 'OT7(One True 7)'이다. 7명 멤버 전원의 팬이라는 뜻이다. '군백기' 동안 아미는 한 팀이 아닌 7명을 지지했다. 개별 전시회, 솔로 콘서트, 콘텐츠 등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BTS 멤버들 사이에서 공백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BTS라는 팀에 대한 갈증은 언제나 존재했고, 아미는 완전체 복귀를 기다리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자체적인 모임을 꾸려 봉사활동을 하거나 BTS의 음악과 춤을 공유하는 움직임 등이 국내외에서 이어졌다. 대표적인 모임 중 하나는 'BTS 가사 필사모임'이다. BTS의 메시지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한국 아미들의 '필사적으로 방탄' 모임은 '군백기' 동안 18번이나 이어졌고, 총 54곡의 가사 필사가 이루어졌다.

한국 아미 김아무개씨는 "아미들은 'BTS를 지켜야 한다'는 수호 의지가 매우 강하다. 가장 취약하다고 할 수 있는 '군백기'에 팀을 더욱 강하게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해 더 단단히 결속했다"며 "BTS 멤버들은 위버스(글로벌 팬덤 플랫폼)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전하며 아미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줬다. 멤버들도 전역 후 아미들의 메시지를 보고 힘을 얻었다고 했다는 점을 볼 때 쌍방의 신뢰가 깊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의 화력은 매년 BTS의 데뷔일을 기념해 약 2주간 진행되는 'BTS 페스타'에서도 입증됐다. 앞서 멤버들이 입대한 상황에서도 페스타 현장을 보랏빛으로 수놓았던 아미들은 6월13~14일 경기도 일산 킨텐스 전시장에서 열린 '2025 BTS 페스타' 행사에 참여해 멤버들의 전역을 축하하고 완전체 복귀를 함께 기대했다. 하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이틀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6만 명에 달한다.

김씨는 "2년간의 공백기가 끝난 시점이고, 같은 날 제이홉의 콘서트까지 맞물려 외국 아미들의 참석 비율이 확연하게 높았다"며 "이전에는 개인 차원에서 한국을 찾는 아미들이 많았지만, 아미들의 조직력이 높아지면서 패키지 상품을 통해 주요 촬영지 등을 '성지순례'한 뒤 페스타에 참석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도 팬들이 직접 기획한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먼 타국인 인도 뭄바이에서도 과거 BTS 콘서트 실황을 상영하고, BTS의 퍼포먼스를 재현하며 전역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다.

6월13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이홉의 솔로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7명의 멤버가 이곳에 모인 가운데 제이홉(왼쪽)과 진은 《봄날》 무대를 함께 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6월13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이홉의 솔로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정국은 《아이 원더(i wonder…)》 무대에 등장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왕의 귀환'…"K팝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

BTS의 복귀는 K팝 신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왕의 귀환'으로도 여겨진다. 로이터는 "BTS의 완전체 복귀는 K팝 산업의 회복과 글로벌 확장을 이끄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팬덤 기반 콘텐츠 소비를 자극할 뿐 아니라 공연 산업 등의 매출 반등까지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국 팬들의 '성지순례' 및 관광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 문화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파급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업계는 BTS의 움직임이 음반시장의 성적도 견인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K팝 시장 음반 판매량은 9328만 장으로 2023년에 비해 19.4% 줄어들었다. 2015년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이며 2023년 1억 장을 돌파한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이 '대형 아티스트의 부재'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앨범 세일즈 분포를 보면 BTS 등 대형 아티스트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며 "대형 아티스트가 나오면 '낙수효과'가 발생하면서 K팝 신과 중견 아이돌 시장도 같이 견인되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준 BTS가 돌아올 경우,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앨범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BTS의 복귀를 단순히 한 아이돌의 컴백이 아닌, 음악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의 결집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BTS의 노래가 신보와 구보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배경에는 음악성이 있다는 것이다. KT지니뮤직이 분석한 결과, '군백기' 동안 가장 사랑받은 노래는 2020년 8월 발매된 《다이너마이트》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노래이기도 하다. 2017년 발매된 《봄날》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는 그룹의 부재 시기와 맞물리며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최 사무총장은 "보통 아이돌 앨범은 휘발성 소비가 많아 발매 직후 판매가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BTS의 음악은 구보 판매량도 높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도 구보 판매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BTS는 아이돌 음악의 테두리를 넘어 음악 자체로도 충분히 전 세계에 어필하고 있다. 전 세계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그 안에 내포된 메시지가 BTS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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