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2주 준다’ 트럼프의 시간, 새로운 군사 옵션인가?

이스라엘-이란 분쟁 한가운데에 미국이 참전 여부를 결정하는 데 2주를 주겠다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외교의 문을 열어뒀다고 밝혔지만, 2주라는 시한 동안 협상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미국이 본격적인 전쟁 채비를 가다듬기 위한 시간을 번 것인지, 그 의도를 두고 분분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주의 시한은 "트럼프가 시간을 번 것"이라며, 새로운 군사적 선택지의 문을 여는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이란을 속이고 경계를 늦추기 위한 작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미국 전역에 있는 공군 기지에서 공중급유기(KC-135, KC-46) 30여 대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는 레이더 분석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공중급유기는 전투기나 폭격기가 재급유를 위해 이착륙하지 않고 장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이 공중급유기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있는 미국 우호의 국가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영공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작전을 준비하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이유입니다. 공중급유기는 미군의 B-2 폭격기를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쓰일 수도 있다고도 말합니다.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2주가 효과적인 공격을 위한 계략일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유럽 주둔 미군 최고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James G. Stavridis)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즉각적인 공격 결정을 위한 은폐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의 안일함을 계산한 매우 영리한 계략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2주가 미국의 군사적 옵션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도 봤습니다.
2주는 두 번째 미국 항공모함이 제자리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겁니다. 중동 지역에 항모전단 두 개가 배치되면, 미군은 이란이 보복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게 됩니다. 군사전력을 극대화하는 시간을 벌었다는 겁니다.
세 번째로는 2주라는 시간 동안 이스라엘이 포르도 농축 핵시설과 다른 핵 목표물 주변의 방공망을 파괴할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감행해 이란의 반격 수위를 낮춘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최종 결정할 경우 미군에 대한 위험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이 "앞으로 2주 안에 참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발표한 지 한 시간 만에, 깊숙이 매설된 포르도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를 중심으로 "미국에 이득이 되지 않는 전쟁에 왜 미국이 참전해야 하는가"라는 거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이 초토화시켜 놓은 이란에 미국은 숟가락만 올리고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가정할 때, 이란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지난 일주일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에 가차 없는 폭격을 퍼부었습니다. 그 결과 이란의 가장 큰 우라늄 농축 센터 두 곳 가운데 한 곳이 궤멸됐고,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들이 제거됐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차 없는 폭격과 살상 이후 이란은 군사 전력의 차이를 실감하며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란은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굳힐 수도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직접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들은 이라크 전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때 미국은 이라크를 선제공격해 승전보를 가져왔지만, 그 이후 중동에서는 ISIS (이슬람국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가 곳곳에서 발원하며 이라크 전쟁 이후 20년 동안 이라크인 27만 명, 미국인 8천 명이 전쟁과 테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고, 미국과의 대립은 심화됐습니다. 결국 이란이 맹주로 떠오르며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까지 미국은 이란의 대리자(proxy)들과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때문에 미국 내 전쟁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개입이 결국은 또 다른 ISIS를 키워내는 것일 뿐이라고 반발합니다.
트럼프의 시간은 트럼프의 마음대로 흐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열어 놓은 시간을 포착할 정치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 외무장관인 압바스 아락치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란의 정치적 유연성은 별개의 문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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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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