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천선란·청징보... 가장 최신의 SF 골라 읽는다
한중 SF 단편선 '다시, 몸으로'
김초엽 등 5인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공상과학(SF) 소설 풍년이다. 한국 SF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초엽, 천선란을 비롯해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들까지 총출동했다. 취향에 꼭 맞는 작품을 골라 읽을 수 있는 SF 앤솔러지 2권이 나왔다.
'다시, 몸으로'는 한중 대표 SF 작가 6명이 '몸'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각자의 관점으로 풀어쓴 단편 소설 6편을 엮은 선집이다. 국내 SF 작가 등용문인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을 맞아 수상작가 5명이 참여한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는 SF 팬이라면 안 읽고는 못 배기는 책이다. 김초엽, 천선란 작가는 두 책 모두에 소설을 실었다.
한중 여성 SF 작가 6명의 '몸'에 관한 앤솔러지
22일 폐막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을 앞두고 출간된 한중 SF 단편선 '다시, 몸으로'는 8월 상하이문학주간에 맞춰 중국에서도 출간된다. 김초엽, 김청귤, 천선란 작가와 중국에서는 저우원, 청징보, 왕칸위 작가가 동참했다. 유례없던 한중 여성 SF 작가들의 역사적 만남이다.

202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여성 작가 대담'이 계기였다. 당시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김이삭이 "한중 SF 교류를 계속 이어가자"고 처음 출간을 제안한 후 작가진을 꾸렸다. 출판사 인플루엔셜의 문학 브랜드 래빗홀이 '신체성'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양국을 오가며 1년여 작업한 결과물은 "최신의 SF를 읽는 기쁨"(심완선 평론가)을 선사한다.
김 번역가는 "중국은 일본과, 한국도 일본과는 SF 교류가 있는데 한중 간 교류는 아예 없어 아쉬웠다"며 "이야기가 다양하고, 은유적 방식을 많이 쓴다는 점에서 훨씬 더 다원적인 중국 SF와 교류가 이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더 이상 SF 변방이 아니다. 우선 '삼체'를 쓴 걸출한 작가 류츠신이 있고, 우리나라처럼 여성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난꽃의 역사'를 이번 책에 실은 청징보 작가가 대표적. 청 작가는 '그의 시간 끝에 가서'로 중국 여성 작가 최초로 중국 양대 SF문학상인 성운상과 은하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상업성과 장르성 강한 작품을 주로 쓰면서 SF 경계를 확장시키는 작가"(김이삭)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초엽 작가도 비중화권 작가로는 최초로 성운상, 은하상을 동시 수상한 바 있다.
SF 분야 최고 영예의 상인 휴고상 후보로 2번이나 올랐던 왕칸위 작가는 '옥 다듬기'를 선보였다. 뇌에 직접 심어 인공지능(AI) 비서 역할을 하도록 개발된 '위'를 이식받은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각종 사건을 다룬다. 저우원 작가의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은 언어가 섞여 버리는 전염병이 돌면서 외국에 간 지 사흘 만에 모어를 잃거나 잠깐의 대화만으로도 언어가 예측할 수 없게 변해버리는 상황이 배경이다. 저우 작가는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로 유명한 장르소설계 살아있는 전설 조지 R. R. 마틴이 수여하는 테란상을 받으며 세계적 인지도를 쌓고 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 "죽음 너머, 그리고 사랑"
SF 전문 출판사 허블이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을 기념해 펴낸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첫 번째 수록작 '비구름을 따라서'를 쓴 김초엽 작가는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을 받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국내 SF 열풍의 서막을 올린 주인공이다.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자인 나머지 작가들 역시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 허블 편집부는 이들 작가에게 "지금 가장 쓰고 싶은 이야기", "솔직하게 마음이 가는 이야기"를 써달라고 요청해 받은 글을 묶었다. 작가들은 말을 맞춘 것처럼 죽음과 사랑에 대해 썼다.
천선란 작가의 '우리를 아십니까'는 로드무비 형식의 좀비물이다. 존엄사를 앞두고 좀비에게 물린 뒤 인간도 좀비도 아닌 존재로 깨어난 주인공이 올리브각시바다거북 '장풍'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길을 나서는 이야기. 전기 자극으로 감정을 주고받는 외계 생명체 '오름'과 그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언어학자들이 나오는 김혜윤 작가의 '오름의 말들', 연인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복제체를 만들어 실험에 나서는 청예 작가의 '아모 에르고 숨', 사막 한가운데 남겨진 노인과 마지막 로봇에 대한 조서월 작가의 '아임 낫 어 로봇(I'm Not a Robot)'까지. 단순히 기술 발전을 다루는 것을 넘어 인간의 시선을 담은 성찰을 던진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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