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코인 투자? 코 베이지 않게 주의[곽재식의 안드로메다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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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를 돌아보면 눈에 뜨이는 특징 중 하나가 화폐, 그러니까 돈을 사용하는 문화가 덜 발달했다는 점이다.
이웃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돈을 사용하는 문화는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한 느낌이다.
돈의 사용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조선 시대 사람들이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폐를 도입한 조선은 돈을 잘 사용하는 나라로 빠르게 발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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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형식으로 쉽게 풀어내
◇코인 묵시록/김태권 지음/292쪽·1만7000원·비아북

돈의 사용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조선 시대 사람들이 몰랐던 것은 아니다. 1401년 음력 4월 6일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당시 조정의 대신이었던 하륜이 저화(楮貨)의 발행을 건의했다는 기록이 있다. 저화는 종이로 만든 화폐라는 뜻이니 곧 지폐다. 지금으로부터 600년도 더 전인 옛날에 지폐 발행을 시도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무척 앞서는 기록이다. 게다가 당시 조선 조정은 하륜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폐를 발행하고 유통하기도 했다.
지폐는 금화나 은화에 비해 훨씬 더 사용하기 편리하다. 게다가 정부에서 여러 경제 정책을 시행하는 수단으로도 파격적으로 유리한 수단이다. 그렇다면 지폐를 도입한 조선은 돈을 잘 사용하는 나라로 빠르게 발전했을까. 역사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조선 초기의 저화 유통은 실패했고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대체로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정 사람들이 지폐의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부작용을 간과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2020년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파격적인 거래 대상은 역시 “무슨 무슨 코인”이라는 식의 이름이 붙은 각종 가상 자산일 것이다. 가상 자산이 어떻게 가치를 지닌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어떤 기술이 들어있길래 서로 구분되는 가치를 갖게 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가상 자산이 새로운 시대의 도구로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힐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김태권 작가의 ‘코인 묵시록’은 어려운 기술 중심으로 가상 자산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가상 자산에 대한 다양한 사건 사고를 극적으로 소개해 놓은 책이다. 세부적인 기술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여러 사건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가상 자산을 거래하고 어떻게 활용 또는 악용하는지 감을 잡게 해준다. 만화로 돼 있어 더 손에 쉽게 잡히고 재치 있는 풍자와 인상적인 사연을 소개해 읽는 즐거움이 있다. 기술적인 내용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사건 자체를 재미 삼아 읽다 보면 첨단 기술 시대에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운 방법으로 부를 추구하는지 느껴볼 수 있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유수의 기업조차 해킹 공격에 영업이 완전히 마비되는 사건이 벌어지곤 한다. 해킹 범죄자들이 피해 기업을 협박하면서 가상 자산으로 대가를 받아 내면 자금 흐름 추적이 힘들어진다. 근래에 해킹이 빈발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가상 자산의 특징과 성격을 보다 잘 이해해서 부작용을 극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깊이 고민해 볼 문제다.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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