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박찬대 '찐명' 대결…오해 살까 대통령 만찬도 취소

성지원 2025. 6. 2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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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8·2 전당대회 과열 조짐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어디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표를 뽑는 8·2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정청래(4선)·박찬대(3선) 의원의 맞대결로 좁혀지면서 나오는 당내 반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원내사령탑을 지낸 두 사람 모두 ‘찐명’을 자처하는 상황이다. 한 재선 의원은 “누가 ‘명심’ 후보일지 오리무중이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에선 “안 나올 줄 알았던 박 의원이 방향을 틀어 당황스럽다”는 얘기도 한다.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한 후보들이 움직이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지난 19일 광주 말바우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뉴시스]
먼저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정 의원(15일)이다. 얼마 전까지 원내대표였던 박 의원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이르면 22일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의원 측 복수의 관계자는 20일 “박 의원이 전당대회 나간다” “원내대표를 관둔 지 얼마 안 돼 고민해 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당초 당내에선 “양측이 교통정리를 해서 한 사람만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인 데다 “정권 초인만큼 친명의 맞대결 구도는 피하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대결이 현실화하면서 당내에선 ‘명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도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당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20일 박 의원을 비롯한 전임 원내지도부와 만찬을 가지려다, ‘전당대회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취소했다고 한다. 다만, 박 의원 측은 “대통령이 다른 일정이 있어서 만찬을 못 하게 된 거로 안다”고 말했다.

새 대표는 전임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잔여 임기(1년)만 수행한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시작을 함께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도 걸려있어 무게감이 크다는 것이 여권의 분위기다. 선거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당내에선 과열 우려가 나올 정도다. 양측 지지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각 후보에 대한 비방 글을 꾸준히 게시하는가 하면,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생각보다 당원들이 양쪽으로 확 갈렸다”며 “나도 지역구에서 문자를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박찬대 의원이 20일 ‘2025 심포지엄 전시국회와 조봉암의 리더십’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스1]
정 의원도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청래는 왕수박(비이재명계를 가리켜 비하하는 용어)’이라는 공격이 있었다”며 과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선거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갈등이라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확전을 피했다.

정 의원은 권리당원 숫자가 많은 호남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19일 전남 목포에 이어 20일 전남 영암·무안에서 당원들을 만났다. 특히 이 대통령의 적극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적극 공략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엔 페이스북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후원금 모금 마감 소식을 공유한 뒤 “제가 다 감사드린다”고 썼다. 최근 당원들이 “야권의 김 후보자에 대한 공격이 지나치다”며 ‘김민석 지키기 운동’을 펼치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박 의원도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엊그제 광주·전남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대선 캠프 해단식을 했는데 그 자리에 박찬대 의원이 왔다”며 “출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뜨거워지고 있는 대표 경선과 달리 김 후보자의 총리 차출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잠잠한 분위기다. 지난해 전당대회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던 강선우·민형배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지만, 이들 모두 통화에서 “출마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의 잔여 임기 1년만 수행하는 만큼 “굳이 힘을 뺄 필요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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