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미·일 협력하되 중·러 도외시 안 돼”…실용외교 갈림길

최익재 2025. 6. 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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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한·중이 변수
한·일 관계의 또 다른 변수는 한·중 관계다. 취임 후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국 정상과의 전화통화 순서는 미국-일본-중국이었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통화를 시진핑 주석보다 먼저 한 것은 일단 한·미·일 협력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 대통령에 대해 제기됐던 ‘친중 성향’ 논란을 가라앉히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일본은 현재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실행에 있어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다. 자국 이익은 물론, 동맹인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시바 정부는 역내에서 중국에 대한 보다 강력한 견제를 위해 이재명 정부가 동참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얼마나 호응할지는 아직 의문이다.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지만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 역시 소홀히 대하지 않겠다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노선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나라로, 지난 정부에서 최악의 상태에 이른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도외시하면 안된다”고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시진핑 주석은 지난 10일 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글로벌 및 지역 산업 공급망의 안정과 원활함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무역 전쟁을 통해 주요국들을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공동 대응을 하자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이재명 정부에 대해 의심스런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동맹국들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과 협력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 정책에 대해 경고했었다. 어중간한 줄타기 외교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런 역학 관계를 볼 때 미·중 패권 경쟁이 격렬해질수록 중·일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한·일 관계가 좋아지기도 쉽지 않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한·미·일 삼각 협력이라는 틀 안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얻어내기 위해선 상당한 지혜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갈림길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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