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지금 보고라고”…성난 국정위 ‘줄 퇴짜’에 관가 ‘진땀’

박성의 기자 2025. 6. 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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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위, 검찰 업무보고 중단…“수사·기소분리 알맹이 빼”
“정권나팔수” 방통위도 기획위원들 거센 질책에 보고 중단
국정위, 해수부 업무보고도 중단…“보고자료 일방 유출”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대통령의 핵심 공약 내용은 제대로 분석돼 있지 않고…" (검찰을 향해)

"이런 방통위가 현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조직이냐."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보고자료가 일방 유출됐는데,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를 향해)

20일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부처 업무 보고를 줄줄이 중단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과 통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부실 보고'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과 방송통신위원회 등 친윤(親윤석열) 성향의 관료들이 포진한 부처들이 잇따라 '퇴짜'를 맞으면서, 정치권에선 국정위가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위, 檢 업무보고에 격노…"대통령 공약 모르나"

검찰이 20일 국정기획위원회의 첫 업무보고에서 '중도 귀가 조치' 당했다. 이날 검찰 업무보고는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과 이해식 정치·행정분야 분과장의 공개 모두발언과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의 약 30분간 구두 보고까지 이뤄진 뒤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는 검찰이 업무 보고가 아닌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안을 향한 '선전포고'를 했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이 지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데,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가정 하에 업무보고를 진행하려 했기 때문이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검찰 업무 보고가 중단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핵심 공약 내용은 제대로 분석돼 있지 않고, 통상적인 공약 이행 절차라는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다시 작성해서 제출하고 추후 보고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질의에 들어가기 전에 받은 보고 내용이 내용도, 형식적 요소도 부실하다고 봤기 때문에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며 "공약과 대통령의 말, 각종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고 참고하면서 공약 이행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소 분리라든지 기소권 남용에 따른 피해 해결 방안 등 공약이 있는데, 실제 업무 보고 내용은 검찰이 가진 현재 권한을 오히려 확대하는 방향이었다"며 "근본적 문제에 대한 대통령 공약과 관련한 것은 제외하고, 검찰의 일반적 업무 현황과 관련한 것들을 주로 보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도, 해수부도 위원 질책에 보고 중단

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도 도중에 중단됐다. 위원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의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물었지만 방통위 실·국장 등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서다.

이날 방통위 업무보고는 시작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홍창남 국정기획위 사회2분과장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방통위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각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는데 오늘 방통위 보고가 그릇된 상황에 정점을 찍지 않을까 시작부터 우려가 크다"고 입을 뗐다.

홍 분과장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정상화,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강화, 미디어 산업 진흥 같은 산적한 과제를 앞에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의 마음으로 방통위 업무보고에 임하려고 한다"고 했다.

위원들은 방통위의 업무보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 위원은 지난 정권에서 방통위가 방송3법 개정, TV 수신료 통합징수에 줄곧 반대 의견을 내왔지만 이날 업무보고 자료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면서 "되게 이상하다. 적어도 왜 그러는지에 대한 경과는 넣어야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김 위원은 "이 업무보고에 대해 이진숙 위원장이 동의했는지도 궁금하다. 위원장 소신과 다른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며 "이 위원장은 또 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한 방통위의 KBS 감사 임명에 대해 재항고했다는데, 이런 방통위가 현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조직이냐"고 비판했다.

이후 비공개 보고에서 지난 정권 1·2인 체제에서 벌어진 방통위 의결 사항과 이후 법원에서의 '줄패소' 문제를 놓고 질타가 이어지다가, 약 1시간 반만에 보고가 중단됐고 위원들은 아예 정부과천청사에서 퇴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정적으로 위원이 '정치적 방송 심의와 이후 법원에서의 패소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무총장이 '심의는 위원회 의결 사항이라 답할 이유가 없고, 자신에게는 사상의 자유가 있으며 정권에 부역한 적도 없다'는 식으로 답하면서 결국 중단 사태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위는 이날 오후 열린 해양수산부의 업무보고도 중단시켰다.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해수부 보고가 오후에 진행됐지만 그 전에 보고자료가 일방 유출됐다"며 "그 경위에 대해 해수부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보고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분과장이 보고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에만 검찰, 방통위에 이어 해수부까지 세 곳의 업무보고가 중단됐다. 국정위는 검찰청과 해수부 업무보고는 오는 25일, 방통위 업무보고는 오는 26일 다시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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