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했지만 외롭다” 제주 탈북민 절반, 위기 지표 해당
제주 거주 탈북민 위기관리 지원 확대 필요성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 두 명 중 한 명이 정부가 설정한 위기 징후 지표 1개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어 지역 맞춤형 복지와 지속적인 위기관리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통일미래연구원(원장 고성준)은 20일 오후 복지이음마루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공동으로 '제주지역 탈북이주민과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제25차 한라-백두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최화봉 제주하나센터 사무국장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 현황과 지역의 역할'을 주제 발표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제주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총 346명으로, 이 가운데 제주시가 288명(83.2%), 서귀포시가 58명(16.8%)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278명으로, 남성 68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는 30~50대가 전체의 78%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이상도 16%를 차지해 고령 탈북민 비율도 높았다.
제주하나센터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68%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한 생계급여 수급 비율은 17.6%로, 전국 평균인 22.6%보다 낮아 통계상으로는 타지역보다 정착과 적응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일부 통합지원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단전·단수, 휴·폐업, 건강보험료 체납, 자살 시도 등 45개 위기 징후 지표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탈북민은 166명(2023년 기준 전체 353명의 약 47%)에 달했다.
이는 절반 가까운 수치로, 생계 및 사회보장 차원의 위기관리 프로그램 확대 필요성을 보여준다.
최 사무국장은 "제주도의 특성을 살린 정착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제주를 선택한 이유로 청정 자연환경을 꼽은 만큼 레저활동과 정서 관리·힐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일반인 보다 우수한 중국어 능력을 활용한 관광객 지원 전문요원으로 양성해 채용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정책과제 토론에서는 백병희 제주하나센터 팀장이 '제주지역 탈북이주민을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백 팀장은 "제주에 정착한 탈북민 중 5년 이내 유입된 비율은 6%에 불과하다"며 "전국 평균인 7.5%보다 낮은 수치로, 하나원 퇴소자들이 제주를 거주지로 선택하는 비율이 적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착 당시 40대였던 중년 세대가 10~15년이 지난 현재 50~60대 고령층으로 편입되며 새로운 복지 수요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 거주 탈북민의 1인 가구 비율은 30%에 달했다. 탈북 과정에서의 가족 해체, 재정착 중 겪는 가족 구성의 어려움, 문화적 이질감 등으로 인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고립, 우울증, 건강 문제, 고독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이화진 제주통일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이 '제주지역 탈북이주민과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실태파악 및 대안 모색', 진희관 인제대학교 교수가 '북한주민이 바라본 제주도'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이와 함께 정태근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회장, 장인숙 남북하나재단 차장, 진희관 인제대 교수, 박명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제주지회장, 김영아 제주도 자치행정과 팀장, 안연선 제주도교육청 장학사 등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제주통일미래연구원에서 2024 JDC 도민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제주지역 탈북이주민과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정책과제 도출 및 제안' 연구사업 결과를 도민과 공유하고, 탈북이주민관련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