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비 증액, 나토처럼" 요구... 정작 나토는 못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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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지만, 정작 나토 내부에서는 갈등이 여전하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올리라는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대놓고 거절하거나, 이를 우회할 '꼼수'를 고민하는 동맹국이 적지 않다.
'GDP 5% 목표' 채택을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나토 동맹국은 스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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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0년 필요" 시간 지연 '꼼수'에
민간 시설 짓고 "군 겸용" 주장 여지도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지만, 정작 나토 내부에서는 갈등이 여전하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올리라는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대놓고 거절하거나, 이를 우회할 '꼼수'를 고민하는 동맹국이 적지 않다.
"스페인 이탈 선언, 격변 일으킬 수도"

'GDP 5% 목표' 채택을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나토 동맹국은 스페인이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일률적인) 목표 설정은 비합리적"이라며 "모든 정부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주권 동맹국인 스페인은 따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달 24, 25일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지출 목표안을 표결하겠다는 나토 지도부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스페인의 '이탈 선언'을 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나토의 국방비 협상 막바지에 대대적인 격변을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록 이달 초 스페인은 만장일치 체제인 나토 표결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한 국가의 반대가 다른 동맹국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토가 스페인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합의 내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벨기에 총리 "국방비 증액은 씁쓸한 약"

목표 달성 시점을 둘러싼 이견도 크다. 나토는 2032년을 제시하지만, 상당수 회원국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맞선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GDP 5% 목표 달성까지는)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말했고, 영국도 증액 목표 달성 시점을 확정 짓지 못했다고 지난 11일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과거 나토의 국방비 지출 합의가 철저히 지켜지지 않았던 점을 미루어 보면 이번 합의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어디까지가 '국방비 지출' 범위에 해당하느냐는 논쟁도 있다. 바르트 드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지난 16일 GDP 5% 목표를 "씁쓸하지만 삼켜야만 하는 약"이라고 표현하며 "최대한의 유연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직접 군사비로 GDP의 3.5% 상당을 지출하고 나머지 1.5%는 광범위한 안보 관련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안보 투자' 범주를 최대한 넓게 해석해 재정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민간 인프라를 확대해 놓고 '군수 겸용'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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