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 “이재명式 성장, 재생에너지로만으론 역부족”…與, ‘SMR 특별법’ 띄운다
與, ‘SMR 특별법’ 발의해 전력망 확충 사활…황정아, SMR 개발 ‘지원 근거’ 명시
허성무, ‘SMR 진흥특구’ 조성 및 ‘수출 전략’ 마련…“당 내부서 논의 활발히 진행”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AI(인공지능)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겠습니다. AI로 금융·건강·식량·재난 리스크를 분석해 국민의 삶을 지키는 'AI 기본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4월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AI 기본사회 구축'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AI 기본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선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기반이 필요한 것은 물론, 해당 시설들을 가동시키는데 필요한 막대한 규모의 전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 각계에선 탈(脫)원전 기조의 대안 격인 재생에너지만으로 AI 기본사회 구축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게임 체인저'가 바로 SMR(소형모듈원전)이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작은 용량과 모듈식 설계를 채택한 원자로 발전이다. 용지 규모가 작아 도심이나 산업단지 인근 설치가 가능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건설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 초기 투자 부담도 적은 편이다. 세계적 추세인 '탄소중립'과 미래 산업의 근간인 '전력망 확충'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선진국들이 SMR에 주목하는 이유다.
현재 SMR은 초기 시장이니만큼 국가 차원의 선제적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 및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한국은 SMR 연구를 늦게 시작한 만큼 미국·중국 등 다른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 SMR 특성에 맞는 '안전 규제' 체계도 전무해 상용화까지 최소 수 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각에선 SMR을 정부 차원에서 전략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도 대선 최종 공약에 SMR 특별법을 포함시키진 않았지만 TV 토론을 비롯한 공식석상에서 '에너지 믹스' 기조를 내세우며 SMR 전략 육성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 정책을 복합적으로 묶는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좀 더 안전한 SMR 같은 것을 연구개발하자고 하고 있다"고 대선 과정 속 TV 토론에서 발언했다.
'SMR 원천기술' 개발해 '해외 수출'까지 노린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전력망 확충 차원에서 'SMR 전략 육성'에 필요한 입법 지원사격에 본격 돌입한 모습이다. 황정아 의원은 대선 직후인 지난 12일 'SMR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SMR 기술 개발 촉진과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SMR 시스템 개발 역량을 보유한 민간기업 육성과 SMR 실증을 위한 부지와 비용 지원, 관련 연구시설 장비의 이용 등을 위한 행정·기술·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나아가 허성무 의원은 'SMR 진흥특구' 조성을 골자로 한 특별법을 내주 발의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산업·연구·실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실질적 거점이자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원천기술 개발-실증-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안도 포함됐다. 또 SMR을 역수출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과 규제 특례 조항도 함께 마련됐다.
허 의원은 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가 SMR 선점 경쟁을 벌이는 지금 상황에서 뒤처지면 산업도, 일자리도, 수출도 놓친다"며 "원전과 SMR 미래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다. 기저전력으로서의 원전은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는 안전판이자, 탄소중립을 향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내부에서도 이런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당론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아래는 허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대한민국에 SMR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다. 전력 수요는 늘고, 산업은 전기를 먹고 자란다. 반도체, AI, 전기차 같은 첨단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중심이 된 지금,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이 필수다. 원전은 날씨에 흔들리지 않고 전기요금 상승도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저전원이다. 특히 석탄·가스 사용은 줄이면서 전기는 더 써야 하는 역설 속에서 원전과 SMR은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다. SMR은 작고 안전하며 지방 산단이나 도서지역에서도 유연하게 설치할 수 있다. 에너지 분산, 지역 일자리 창출, 지방균형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선 SMR 육성 기조가 생략됐는데.
"이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기조는 분명하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에너지 믹스를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간헐성과 계절성을 지닌 재생에너지만으로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망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원전, 특히 SMR은 미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당 내부에서도 이런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곧 발의 예정인 SMR 특별법은 기존 특별법안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허성무표 SMR 특별법은 단지 원전 기술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치는 법이 아니다. 미래 산업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원전 생태계를 고도화하며, 나아가 수출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종합 전략이다. 또 SMR을 'AI·반도체 전력 수요 대응형' 원전으로 명확히 포지셔닝하는 것에 주력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특별법은 네 축으로 구성됐다. 첫째, SMR 산업 육성을 위한 전용 공간인 'SMR 진흥특구' 조성이 골자다. 산업·연구·실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실질적 거점이 필요해서다. 둘째, 원천기술 개발-실증-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 지원 체계 구축안도 포함됐다. 셋째,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와 전문 인력 양성 기반을 함께 키우는 안도 넣었다. 넷째, SMR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수출지원과 규제 특례 조항도 마련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SMR 원천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는가.
"우리나라 SMR 기술력은 '세계 2위권'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국의 뉴스케일(NuScale)처럼 상용화 전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KAERI(한국원자력연구원)가 개발한 스마트(SMART) 원자로와 민간 주도의 i-SMR은 모두 기술 성숙도가 높고, 국제 경쟁력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이번 SMR 특별법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하고, 실증 설비와 특구 조성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SMR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해외 시장에서 실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열린다."
국민의힘에서도 SMR 특별법이 발의된 것은 물론 대선 공약으로도 강조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이 야당과의 협치 공약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는가.
"다행히 여야 모두 SMR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SMR 특별법을 둘러싼 논의는 정파적 대립보다는 실용적 접근이 우선되고 있으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병합 심리와 조율을 통해 협치 법안으로 나아갈 여지가 충분하다. 문제는 의지다. SMR은 한 정당의 의제로 한정될 수 없는 사안이며 국가적 전략 과제로 봐야 한다. 정책 추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경쟁이 아닌 협력의 프레임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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