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일으키는 '심방세동' 2배 급증…80세 이상 13%가 걸린다

박미주 기자 2025. 6. 20. 14: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방세동 유병률 10년간 2배 이상 상승…60세 이상은 5.7% 발병
사진= 대한부정맥학회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심방세동' 유병률이 최근 10년 새 2배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3%가 심방세동 질환을 앓고 있다. 그러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심방세동 약(항응고제) 복용률은 지역별로 격차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복용률도 낮아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건강검진에서 심방세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를 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심장박동 이상으로 혈전이 발생해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최의근 대한부정맥학회 학술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는 20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된 '제17회 대한부정맥학회 정기국제학술대회 2025' 기자간담회에서 '2024 심방세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유병률과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최 이사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10년간 심방세동 유병률이 1.1%(환자 수 43만7769명)에서 2.2%(환자 수 94만63명)로 두 배 상승했다"며 "특히 고령 인구에서 그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2022년 기준 80세 이상 고령층의 유병률은 13%, 60세 이상에서는 5.7%에 달한다. 매년 11만5000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최의근 대한부정맥학회 학술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가 20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된 '제17회 대한부정맥학회 정기국제학술대회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최 이사는 "심방세동 환자의 평균 나이는 70.3세이고 100명 중 1년 후 3.6명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성을 갖고 있으며 80%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었다"면서 "고령화되는 추세인 동시에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등 주요 만성질환의 동반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뇌경색 환자 10명 중 2명은 심방세동과 관련 있다"며 "심방세동 환자 중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CHA2DS2-VASc 점수는 평균 3.6점이었고 뇌졸중 예방이 필요한 CHA2DS2-VASc 2점 이상 환자의 비율도 83%에 달해 대다수 심방세동 환자들은 항응고제를 이용한 적절한 뇌졸중 예방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심방세동 관련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제 처방률에 편차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역별로 심방세동 유병률은 노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북이 3.48%로 높았고 젊은 인구가 많은 세종시는 1.55%로 낮았다. 반면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제 처방률은 전북이 64.9%로 상대적으로 낮았고 서울은 80.5%, 제주는 82.1%로 높았다. 최 이사는 "의료 접근도가 떨어질수록 항응고제 처방률이 낮아 문제점이 있다"며 "지역의료에서 심방세동과 관련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또 "항응고제 처방이 오래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항응고제 복약 순응도 비율이 1년 이내 79.6%에서 1년 이후 65%로 떨어진다"면서 "이 같은 문제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방세동 근본적 치료법인 전극도자절제술 시술 비율이 2013년 0.35%에서 2022년 0.71%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보다 적극적인 리듬 조절 치료 전략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심방세동의 조기 검진을 위한 국가건강검진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 이사는 "60세 이상 연령이 되면 국가건강검진에서 심전도 검사를 한 번쯤 해볼 수 있게 하면 사전에 증상이 없어서 모르고 있던 심방세동 환자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지난해 말 '대한부정맥학회 부정맥 진료지침'을 발간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지속적인 개정과 보완을 추진할 예정이다. 성정훈 학회 진료지침이사는 "이번 진료지침은 단순한 참고서가 아니라 최신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진단, 치료, 추적관찰 전 과정을 포괄하는 실용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이라며 "심장 전문의는 물론 일차 진료 현장에서 부정맥 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