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메론킥 성공 주역 이창현 농심 스낵개발팀 선임연구원 | “생과일의 신선함 담으려고 팀원과 멜론 수백 통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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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생과일의 신선함을 과자에 담으려 서울 시내 백화점과 마트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메론킥을 개발하는 동안 저를 비롯한 팀원이 멜론 수백 통은 먹었을 거예요.”
최근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만난 이창현 농심 스낵개발팀 선임연구원은 ‘메론킥’ 개발 과정을 회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론킥은 농심이 ‘바나나킥’ 이후 47년 만에 내놓은 후속작이다. 지난 4월 출시 후 5주간 350만 봉이 판매됐다. 하루 평균 10만 봉이 팔린 셈이다. 첫 한 주 동안에는 144만 봉이 팔렸는데, 같은 기간 100만 봉을 기록했던 먹태깡보다 1.5배가량 많다. 먹태깡은 새우깡의 후속작이다.
메론킥 개발팀의 가장 큰 고민은 멜론이라는 원물, 생과일 자체의 맛을 어떻게 과자에 녹일 것인가였다. 이 연구원은 “과일 농축액을 그대로 과자에 입힌다고 생과일의 신선한 느낌이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개발의 첫걸음은 온갖 종류의 멜론을 직접 맛보는 일이었다. 개발팀은 최고로 맛있는 멜론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 백화점과 마트를 돌며 온갖 종류의 멜론을 구입해서 시식했다고 한다. 여러 품종의 멜론 중 머스크멜론이 메론킥 콘셉트와 가장 잘 맞는다는 결론이 났다.
이 연구원은 “칸달로프, 허니듀 등 6~7개품종을 먹어 봤는데, 가장 친숙하고 단맛이 뚜렷한 머스크멜론이 타깃이 됐다”며 “소비자가 모르는 맛을 내놓으면 말짱 꽝이다. 멜론은 연두색 속살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는 점도 머스크멜론이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초기 한 달 동안만 해도 팀 전체가 멜론 수백 통은 먹었을 것”이라며 “메론킥은 ‘달콤하고 은은한 멜론 맛’을 콘셉트로 개발했는데, 무엇보다 생과일의 신선함을 과자에 담고자 노력했다” 고 말했다.
지방 함량 높은 전지분유 활용해 묵직하고부드러운 맛 더해
메론킥 개발은 2024년 초 농심 마케팅팀이 ‘비욘드 바나나’라는 슬로건 아래, 여름철과일이면서 최근 트렌드인 은은한 단맛의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를 제안하며 시작됐다.
소비자가 멜론 맛 빙과에는 익숙한데, 멜론 맛 과자는 시중에 없다는 점도 개발을 확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수많은 테스트 끝에 머스크멜론과 비슷한 맛을 만들어냈지만, 이를 콘 스낵에 단순히 입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 연구원은 “멜론 맛만 입히니 스낵 위에서 멜론 맛이 붕 뜨는 느낌이 강했다. 과자 맛과 멜론 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라며 “멜론의 은은한 단맛을 지탱할 수 있는 식재료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선택된 것이 우유다. 그는 “전지분유를 활용해 묵직하고 부드러운 맛을 더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지분유는 우유를 그대로 분말화한 것으로, 탈지분유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 더 고소하고 풍미가 깊다. 진하고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우유 맛을 메론킥 베이스로 깔아준 뒤, 위에 멜론 시럽 한 겹 더 입혀 메론킥의 식감과 풍미를 살린 것이다.
이 연구원은 “바나나킥은 콘 스낵 위에 바나나 시럽을 한 번만 입혔지만, 메론킥은 분유와 멜론 시럽 두 번을 입힌다”라며 “이 때문에 바나나킥은 메론킥에 비해 부드럽고, 메론킥은 바나나킥보다 바삭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메론킥 개발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다. 그는 메론킥 한 봉을 집어 들고 뒷면에 쓰인 원재료명을 가리키며 “메론킥에 수십 개의 원재료가 들어가는데 원재료 비율이나 어떤 원재료의 유무가 결국 품질로 이어지더라”라며 “원재료가 각각 어떤 맛을 내는지도 중요하지만, 완제품에서 맛에 어떻게 기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멜론 시식부터 레시피 개선, 공장 생산 테스트 등을 1년 넘게 쉼 없이 반복했다”라고 말했다.
‘메론킥 맛있게 먹는 법’ SNS서 인기
메론킥이 인기를 끌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메론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다양하게 공유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메론킥 자체를 즐기는 게 가장 맛있게 메론킥을 먹는 방법이라고 자신한다”면서도 “차게 먹거나, 우유에 말아 시리얼처럼, 또는 아이스크림 토핑으로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메론킥을 바나나킥의 후속작으로 내놓기 전까지 ‘딸기바나나킥’ ‘민초(민트초코)바나나킥’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변신을 시도해 왔다.
이 연구원은 “시리즈 중 한 제품만 실패해도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 확장된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면서도 “바나나킥, 메론킥 그리고 그다음 킥까지 킥 시리즈가 ‘과일 맛 스낵’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초여름 제과 업계 흔드는 ‘멜론 맛 열풍’

여름을 앞둔 요즘 식음료 업계의 대세는 단연 ‘멜론 맛’이다. 과자에선 농심의 ‘메론킥’과 오리온의 ‘촉촉한 멜론칩’이 대표적이다. 음료(코카콜라 ‘환타 멜론’), 우유(서울우유의 ‘서울우유 멜론’), 젤리(오리온의 ‘코코멜론 알맹이’), 아이스크림(빙그레의 ‘캔디바 메론소다맛’) 등에서도 멜론 맛 신제품이 줄줄이 등장했다.
멜론이 여름철 과일인 데다 은은한 단맛과 향이 디저트류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과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정민 농심 스낵마케팅팀 책임은 “콘 스낵과 잘 어울리면서 딸기 등 베리류처럼 너무 튀지는 않는, 부드러운 단맛 과일이 뭘까 고민하다 멜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연구소 직원을 대상으로 ‘여름에 출시되면 좋을 우유 맛’을 조사해보니 수박에 이어 멜론이 꼽혔다”라며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 않는 멜론으로 골랐다” 라고 전했다.
멜론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긴 했지만, 스낵이나 음료 등 가공식품에 접목된 사례는 사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시중에 없는, 새로운 맛과 경험 소비를 원하는 Z 세대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메론킥 돌풍’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틱톡 등 SNS에서는 메론킥을 초콜릿에 찍어 먹는 초코메론킥, 마시멜로를 활용해 ‘쫀득쿠키’로 만들어 먹는 ‘메론모찌쿠키’ 등 이색 레시피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도 덩달아 멜론 특수를 누리고 있다. CU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1월 1일~5월 13일)까지 CU에서 메론킥뿐 아니라 빙그레의 원조 멜론 제품인 메로나, 랩노쉬의 단백질 음료인 ‘랩노쉬 프로틴 드링크 메론’ 등 멜론이 들어간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63.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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