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뉴스] 청양 학폭 피해자 “나는 장난감이었고 ATM기계였다”

■ 프로그램명: KBS대전 생생뉴스
■ 방송시간 : 오전 8시 30분(1Radio 94.7 MHz)
■ 진행 : 박지은 기자
■ 출연 : 임동주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
■ 구성 : 김영성 작가
■ 기술 : 송환 감독
■ 유튜브 영상 바로 가기 https://www.youtube.com/live/aBjHxGLR9wE?si=YqX-R8DQjmo-FkIY
◇ 박지은 기자 (이하 박지은): “나는 그들에게 장난감이었고, 노예였고, ATM 기계였다.”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고백입니다. 한 학생을 상대로 한 집단 학교 폭력이 4년간 이어졌지만, 교육당국의 대처는 미흡했고, 우리 사회는 무관심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학교 폭력에 다치지 않도록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임동주 대전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팀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 임동주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이하 임동주): 안녕하세요. 대전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안전망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동주 팀장입니다.
◇ 박지은: 청양에서 일어난 학교 폭력 사건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는데요. 이 가해자들, 폭행, 협박, 금품 갈취에 성적 수치심까지 일으키는 불법 촬영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는지 정리부터 시작해볼까요?
◆ 임동주: 피해 학생이 중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4년 동안 특정 또래 집단에 의해 흉기로 위협당하는 등의 심각한 신체적 학대를 당했고, 4년 동안 천만 원 정도의 금품까지 갈취당한 학교 폭력 사건입니다. 가해 학생들의 가혹 행위 정도가 상당히 심각해서 피해 학생의 심리 상태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고요. 그런데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사안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피해 학생에 대한 신속한 분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수학여행 기간 중에 2차 피해까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을 접한 많은 시민분들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답답함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 박지은: 저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아직도 이런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학교 측의 대처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임동주: 학교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학교 폭력 사안을 인지하고 초기 대응을 할 때, 피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했다면, 그래서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요. 때문에 초기 대응 시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박지은: 학교 폭력을 피해 학생이 이야기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 그러니까 초기에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는 부분을 짚어주셨습니다.
◆ 임동주: 그때 신속한 판단이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게 중요합니다.
◇ 박지은: 이 사건이 언론에 도배된 뒤에야 충남교육청이 ‘뒷북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런 대책들이 효과 있으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 임동주: 주요 대책의 내용을 보면, 핵심은 학교 폭력 사안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학교폭력 예방이나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한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러한 대책들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역사회와 의회, 그리고 지역 내 여러 관련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지은: 도교육청이 내놓은 대책 중에서 저는 이 부분이 조금 눈에 띄더라고요. 충남 학생 지킴이 앱을 보급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위기 발생 시 경보음을 울려서 위험을 알리고, 학생의 위치와 상황을 보호자와 교사에게 문자로 자동 전송한다는 건데, 사실 그동안에도 관련된 앱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이 단순히 반짝하고 끝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부분을 챙겨야 할까요?
◆ 임동주: 이런 어플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어플들이 실효성 있게 활용되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지역사회에서의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실효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지은: 결국에는 관심이군요. 얼마나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지켜보느냐, 그리고 이런 앱들이 활성화되도록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 임동주: 네, 맞습니다.
◇ 박지은: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위원회, 교육청,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까지 개입하게 되잖아요. 이처럼 여러 기관이 개입하다 보면 오히려 신속한 대응이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 이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임동주: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폭력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관들이 동시적으로 얽혀 있다 보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그러다 보면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초기 대응과 이후의 후속 조치를 시기적으로 구분해서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초기 대응 때는 교육청, 학교, 경찰이 협력해서 피해 학생에 대한 신속한 보호 조치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사나 수사가 필요한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후속 조치 단계에서는 피해 학생이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학교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청 상담기관이나 청소년 관련 유관기관들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박지은: 말씀하신 대로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해주셨는데요. 피해 학생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은 지금 현재도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 임동주: 지금까지 정부나 교육부를 통해 여러 차례 관련 대책들이 나왔고요. 이러한 대책들을 실효성 있게 적용하고, 또 초기 대응 단계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들을 갖춰나가는 게 앞으로는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박지은: 우리 지역에서는 구체적으로 피해 학생들이 신고 이후에도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임동주: 대전 지역 같은 경우에는, 저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을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들을 시 교육청과 함께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고, 또 유관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학교에서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박지은: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교육부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되었는데요. 전국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2.1%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수치들을 현장에서도 체감하고 계신가요?
◆ 임동주: 제가 근무하는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도, 전화 상담이나 대면 상담을 통해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또 불안이나 우울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지은: 피해 유형을 보면 언어 폭력이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 신체폭력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14%에 달했는데요. 이렇게 신체 폭력까지 가기 전에, 처음엔 친구로 시작했다가 폭력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초기 대응 판단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징후들을 무시하지 말고 체크하면 좋을까요?
◆ 임동주: 이런 피해를 겪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 괜찮던 청소년이 배가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하는 신체적인 증상을 자주 호소하게 되거나, 조퇴가 잦아지는 징후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박지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등교를 어려워하는 경우에 그런 신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피해 상황을 좀 더 빨리 알아챌 수 있겠네요?
◆ 임동주: 맞습니다.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들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박지은: 최근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유형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 임동주: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학교에서 저희 대전광역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로 의뢰되는 사례들을 보면, 피해 유형은 신체폭력, 따돌림,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순으로 나타납니다. 여전히 신체폭력 문제가 크고, 또래 집단에 의한 따돌림과 언어폭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향도 많습니다.
◇ 박지은: 최근에는 사이버폭력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단톡방 괴롭힘, 악성 댓글, 사진이나 영상 유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들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임동주: 최근 단톡방 괴롭힘 형태의 사이버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이 원치 않는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거나, 신체나 외모를 비하하는 경우가 있고요. 또 단톡방에서 직접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피해 학생의 가족을 조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로 인해 피해 학생들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이런 정신적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피해 학생이 단톡방 괴롭힘이나 악성 댓글 등 어떤 증거들을 모아서 학교나 관계 기관에 제출하면 도움이 될까요?
◆ 임동주: 네, 맞습니다.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던 단톡방 대화 내용, 문자 메시지, 또 신체 폭력의 경우 멍 자국 같은 사진 자료들을 증거로 남기는 게 필요합니다. 이런 증거들은 학교폭력위원회나 경찰 수사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박지은: 상담센터를 찾아오는 피해 학생들은 주로 어떤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하나요?
◆ 임동주: 학교폭력 피해를 겪은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호소합니다. 가해 학생이 전학을 가지 않는 이상, 학교에서 어딘가에서는 마주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해 학생을 봐야 하는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피해 학생이 분리 조치 이후 학교로 복귀할 때, 가해 학생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박지은: 그렇다면 여전히 피해 학생은 상담과 치료를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가해 학생은 계속 기존 학교를 다니는 경우도 많은가요? 분리 조치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 임동주: 학급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는 있지만, 전학을 보내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같은 학교 내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여전히 마주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피해 학생이 느끼는 스트레스도 큽니다.
◇ 박지은: 현장에서 보시기에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간의 적극적인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임동주: 네,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보다 세심하게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박지은: 이 문제는 단지 관심의 문제를 넘어서, 이런 체계 자체가 잘 갖춰져 있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임동주: 맞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고, 일선 학교에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실제로 작동되기 위해선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죠.
◇ 박지은: 사후 대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예방이 가장 핵심 아닐까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예방 교육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임동주: 학교폭력 예방 교육은 현재 학교 학급으로 직접 찾아가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도 그런 방식으로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박지은: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학교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 임동주: 제가 청소년 상담기관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히 피해 학생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피해 학생이 겪는 정신적 피해는 매우 심각합니다. 며칠간의 분리 조치나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로 문제 해결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사실 그 이후부터가 더 중요하거든요. 피해 학생의 심리적 고통이 완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전제로, 학교와 관련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피해 학생의 관점에서 심리적 회복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피해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할 때, 비로소 학교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지은: 피해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바라보자, 오늘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들립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임동주: 네, 감사합니다.
◇ 박지은: 지금까지 임동주 대전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과 함께했습니다.
박지은 기자 (no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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