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태일 주학년...커져가는.제어불가 고참 男아이돌 리스크 [IZE 진단]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유명 K-팝 보이그룹 멤버들이 잇따라 성(性) 관련 추문에 휩싸였다. 개인의 일탈이지만, 그로 인해 그룹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피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그룹 NCT 전 멤버 태일과 더보이즈 전 멤버 주학년은 소위 '7년차 징크스'를 겪고 새로운 계약에 성공한 베테랑들이다. 이 때문에 7년차 징크스를 넘고 소속사와 소속 스타 간 갑을 관계가 바뀌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습생과 신인 시절 억압된 생활이 일부 멤버들의 비뚤어진 성윤리관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18일 열린 태일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 이들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과 이수명령 공개 고지, 취업제한 10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생면부지의 외국인 여행객을 이태원 클럽에서 만나 방배동에 있는 피고인 집에 데리고 가서 3명이 집단으로 윤간한 사건이다.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수면 위로 불거진 이 사건에 대처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속한 대응도 당시 눈길을 끌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24년 10월 "태일은 현재 형사 피소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전속계약상 해지 사유에 해당함은 물론 아티스트로서 더이상 신뢰를 이어갈 수 없어, 본인과 합의하에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면서 "태일과의 전속계약이 2024년 10월 15일부로 해지됐다"고 밝혔다.

18일 더보이즈에 퇴출된 주학년에 대해서도 소속사 원헌드레드는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이보다 앞선 16일 원헌드레드 측은 "주학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팀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발표했고, 이틀 뒤에는 "최근 주학년이 사생활 이슈에 연루되었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즉시 활동 중단 조치를 취하였으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였고, 아티스트로서 신뢰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임을 명확히 인지했다"면서 "더보이즈 멤버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주학년의 팀 탈퇴 및 전속계약 해지를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주학년은 지난 5월말 일본 도쿄에서 전 AV 배우 아스카 키라라와 사적 만남을 가졌고, 이 과정이 일본 매체 주간문춘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문춘은 이와 관련한 질의서를 원헌드레드에 발송했고, 소속사는 주학년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던 중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소속사의 신속한 조치에 대해서 팬덤은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졌을 때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몇몇 소속사들은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칫 소속사가 스타를 내치는 모양새를 보이면 팬덤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사태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열애설은 '유사 연애'를 기반으로 한 K-팝 시장에서 치명적인 요소로 여긴다. 그러나 스타의 이성 교제는 사적인 영역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외국 팬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반면 범법 행위는 다르다. 법적 처벌이 불가피한 범죄에 연루되면 장기간 활동이 불가능하며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활동 중단 및 복귀 과정에서 또 다른 구설에 오를 수 있다. 아울러 소속사와 다른 그룹 멤버들이 범죄 행위를 옹호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성(性) 관련 이슈는 한국 사회에서 특히 민감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재빠르게 선을 긋는 것이 현명하다는 이견이 지배적이다. 주학년의 경우 일각에서 불거진 성매매 의혹에 대해 당사자가 부인했지만, K-팝 스타와 전직 AV 배우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소속사가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태일과 주학년 모두 7년차 징크스를 넘긴 베테랑이다. 태일은 지난 2016년 NCT 첫 유닛 NCT U로 데뷔한 후 NCT127 멤버로도 활약했다. 2023년 전속계약이 만료됐으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주학년은 더보이즈 그룹 멤버 전원이 함께 원헌드레드에 둥지를 틀며 원형을 유지했다. 이런 행보에 팬덤들의 지지도 높았다.
하지만 7년 간의 신인 계약이 끝나면 대다수 멤버들은 독립한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아 주머니도 두둑해진다. 그들의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소속사 역시 그들의 관리 과정에서 한계에 봉착한다. 이 과정에서 멤버 개개인의 일탈은 소속사의 손을 떠난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 태일과 주학년 모두 공식 활동과는 별개로 사적인 영역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일탈과 부적절한 행위까지 막을 순 없다. 그리고 대다수 스타들은 오히려 주위를 더 살피며 절제된 행동을 보인다. 자신이 가진 이름값의 무게를 짊어지고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이런 멤버들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막는 것이 더 현명한 리스크 매니지먼트 방법이다. 회복 불가능한 오점을 안은 멤버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욕심을 부리다가는 그룹 전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K-팝 스타들을 대상으로 연습생 시절부터 인성 및 심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통제된 환경 안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마저 거세된 삶을 살다보면 왜곡된 형태로 감정이 분출되고 범법 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팝 스타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고 그들의 이미지가 곧 한국의 이미지와도 직결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그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보다 강화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윤준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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