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으로 길 찾는 나방…무척추동물 첫 '항성 항법'

박정연 기자 2025. 6. 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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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야행성 곤충인 '보공나방'이 별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 최초의 무척추동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에릭 워런트 스웨덴 룬드대 교수 연구팀은 보공나방이 별빛을 나침반 삼아 최대 1000킬로미터(km)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 자기장을 차단한 상태에서 인공 별을 배치한 환경 속에 나방을 넣고 비행 방향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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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이용해 방향을찾는 최초의 무척추동물로 확인된 보공나방. 위키미디어 제공

호주의 야행성 곤충인 '보공나방'이 별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 최초의 무척추동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간 조류와 인간, 바다표범 등 일부 척추동물만 항성 항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척추동물도 복잡한 천문학적 정보를 장거리 이동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에릭 워런트 스웨덴 룬드대 교수 연구팀은 보공나방이 별빛을 나침반 삼아 최대 1000킬로미터(km)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 자기장을 차단한 상태에서 인공 별을 배치한 환경 속에 나방을 넣고 비행 방향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보공나방은 매년 봄 호주 남동부의 더운 지역을 피해 알프스 고지대의 서늘한 동굴로 이동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 되면 다시 번식지를 향해 되돌아간다. 연구팀은 봄과 가을에 나방을 포획한 뒤 지구 자기장이 없는 실험실 환경에서 밤하늘을 시뮬레이션해 비행 경로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나방들은 계절에 따른 이동 방향에 맞는 쪽으로 정확히 비행했다. 하늘의 별 배열을 180도 돌리면 비행 방향도 정확히 반대로 전환됐으며 별의 위치를 무작위로 바꾸자 나방은 방향을 잃었다.

신경생리학 실험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나방 뇌의 시각 신경세포가 밤하늘의 회전에 반응하며 특정 방향에서 강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경세포 대다수는 나방이 남쪽을 향할 때 전기적 활동이 강하게 활성화됐다. 신경세포는 시각 정보를 항법 신호로 변환하는 곤충 뇌 부위에 분포했으며 별빛 자극에 선택적으로 반응했다.

연구팀은 "나방의 항법은 방향성과 계절성, 시각적 정보까지 모두 반영한 복합적 신경 처리의 결과”라며 “이를 통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를 정확히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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