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넘어 택시·대리까지, 공공 배달앱의 변신…제주 먹깨비 미래는?

김찬우 기자 2025. 6. 20. 10: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철가방의 그늘] ③ 소상공인-소비자 상생 공공 배달앱 ‘힘’ 키워야 산다
 거대 배달앱의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배달 문화를 대표하는 '철가방'에 그늘이 드리웠다.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소비자에게 도착, 맛있게 먹길 바라는 기대감은 중개수수료, 배달비, 광고비 때문에 사라졌다. 터치 몇 번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간편함은 소상공인들에게 복잡한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 배달앱 '먹깨비'를 출시했다. 그러나 거대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은 만만치 않다. 이에 [제주의소리]가 공공 배달앱의 현주소를 짚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한 단서를 찾아본다. [편집자 글]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공공 배달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공공배달 통합포털을 운영 중이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튜브 갈무리.

누적 가입자 수 4만4365명, 가맹점 수 3358개, 주문 건수 21만9063건, 매출액 54억871만원. 2024년 한 해 제주지역 공공 배달앱 '먹깨비'의 운영 실적이다. 

2022년 12월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어느새 누적 매출액 140억원을 돌파한 먹깨비의 성장세는 다른 지역 공공 배달앱과 비교할 때 꽤 괜찮은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서비스 출범 직후 상대적으로 혜택이 큰 민간 배달앱에 대항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 할인이나 배달비를 지원한 덕분이지, 배달앱 자체 매력이나 경쟁력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실제로 제주 먹깨비는 해마다 4억~5억원의 예산을 투입 중이다. 올해 예산은 5억3200만원으로 쿠폰 지급과 같은 이벤트 비용만 4억5000만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홍보 등 8200만원이다.

거대 민간 배달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맞서 예산을 투입,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혜택, 가맹점 확장 등 문제는 여전하다.

결국 공공 배달앱 자체 매력, 경쟁력을 끌어 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에 [제주의소리]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공공 배달앱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 택시·대리운전 호출부터 전통시장까지, 생활 밀착 '대구로'

대표적인 공공 배달앱 성공사례로는 단연 대구광역시 '대구로'가 꼽힌다. 2021년 8월 정식 오픈한 대구로는 출시 3년여 만인 2024년 누적 가입자 수 58만명을 돌파하고 매출액 517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도 2만개를 넘어섰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약 236만명인 대구시민 4명 중 1명은 가입했다는 뜻이다. 현재 대구로는 ▲택시호출 ▲대리운전 호출 ▲꽃 배달 ▲전통시장 온라인 묶음 배송 ▲시내버스 운행정보 제공 ▲온누리상품권 결제서비스 ▲병의원 약국 정보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대구광역시 공공 배달앱 '대구로' 모습. 

대구로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민간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와 출혈경쟁 등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시됐다. 대구시는 전문성과 유지관리 등 공공기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협력 방식을 택했다.

대구로는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가 총괄, 전담하며 민간인 인성데이타가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대구시는 홍보 및 고객 판촉 지원, 대구TP는 서비스 운영관리 및 지원, 인성데이타는 앱 구축, 운영 및 홍보 고객 판촉 전담 등 역할을 맡았다. 

공공 배달앱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카카오와 비슷한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서비스 제공자, 이용자 모두 이득이 되는 상생 구조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것. 자본을 앞세운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충분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민간 배달앱들이 멤버십 서비스 등을 통해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2024년 대비 올해 실적이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신규회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시는 운영 내실화와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실적은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민생활종합플랫폼으로 거듭난 대구로의 중개수수료는 2%, 택시의 경우도 수수료는 운행 완료 건당 220원이다. 심지어 아무리 호출을 많이 받더라도 수수료는 한 달 최대 부가세 포함 3만3000원까지만 부과된다.

2022년 12월 출시한 택시호출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이용 건수가 488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화 단계 접어들었다.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호출건수는 약 6000건이었다. 또 1만3000명이 넘는 개인 및 법인 택시기사가 가입했으며, 호출금액도 누적 338억원을 돌파했다. 

대구시는 올해 총 17억4000만원을 투입해 자생력과 지속성을 갖추기 위한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 연계 지원을 강화하고 전통시장 내 소형마트를 플랫폼에 입점,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동급식카드를 이용하는 경우 배달료를 지원하고 저렴한 수수료를 통한 이윤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착한 매장'도 지원한다. 또 지역축제나 행사와 연계해 홍보 및 쿠폰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시내인 동성로 상권 이용자에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동성로 패스(pass)권 도입도 계획 중이다.
민관협력 방식으로 운영 중인 공공 배달앱 먹깨비, 땡겨요, 위메프 오.

# 공공 배달앱 '활성화' 총력, 타 지자체 현황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만든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은 2020년 12월 출시 이후 2024년 기준 누적 회원 수 123만명, 가맹점 수 6만9000개 돌파, 누적거래액 40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2년 이후 거래 건수나 거래액, 신규 회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는 배달특급 이용 가맹점 수를 늘리기 위해 소상공인 대상 경기도형 포스(POS) 프로그램 설치 및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또 배달특급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23억9800만원을 들여 할인 프로모션과 광고 및 이벤트, 언론 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 최초로 2020년 3월 출시한 전북 군산시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 역시 주문 건수와 매출액이 줄면서 고민에 빠졌다. 2023년 19만건이었던 주문 건수는 2024년 14만건으로 줄었다. 다만, 수수료가 없고 지역화폐를 통한 할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낙담은 이르다.

관련해 군산시는 신규 가맹점을 늘려 배달앱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할인 프로모션과 더불어 6월을 가맹점 확보를 위한 집중 유치 기간으로 설정해 홍보에 힘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올해 투입 예산은 5억6700만원으로 제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광주광역시는 2021년 출시한 슈퍼커넥트의 '위메프 오'와 2024년 시작된 신한은행 '땡겨요'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누적 가입자 수는 25만명, 가맹점 수는 1만5000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낮은 상태다.

이에 광주는 운영 예산 지원을 정부에 요구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6월 한 달간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지역 연고 프로야구 구단 관람료 할인 지원도 추진한다.

공공 배달앱 '울산페달'을 출시했던 울산광역시는 올해 4월, 배달앱 서비스를 지역화폐 '울산페이'로 통합했다. 활성화를 위해 울산페이 앱 내 부가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지역화폐와 배달앱 연계성을 확대한 정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억1400만원이었다. 

울산시는 통합 이후 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입점 가맹점에 중개수수료 2%를 지원하고 선착순으로 일회용 앞치마나 물티슈, 스티커 등 홍보 꾸러미를 무상 제공키로 했다. 소비자에게는 7월부터 총 1억7000만원 규모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지역화폐 캐시백 정책도 이어간다.
정부는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2만원 이상 3회 주문 시 1만원 쿠폰을 지급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유튜브 갈무리.

인구 36만명의 경남 양산시는 지역사랑상품권인 양산사랑카드와 연계한 공공 배달앱 '배달양산'을 운영 중이다. 누적 가입자 16만명, 가맹점 19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57억8800만원으로 전액 지역화폐로 결제됐다. 기본 할인에 배달앱 연계 할인까지 혜택을 더했다.

이에 인근 창원시와 진주시가 서비스를 중단한 데 비해 배달양산은 선전하는 중이다. 양산시는 민간 배달앱에 대항하기 위해 가맹점 중개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이용 활성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올해 투입 예산은 각각 2억원, 2억4000만원이다. 

전북 전주시 공공 배달앱인 '전주맛배달'은 가맹점을 위해 중개수수료, 가입비, 광고료를 받지 않는 '3무(無) 정책'과 소비자를 위한 지역화폐 사용 시 캐시백 적립 등 혜택으로 꾸준히 이용자를 늘려 지난해 매출액 33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투입 예산은 약 4억원이다.

제주의 경우 출시 시점이 2022년 12월이라는 점에서 후발주자였지만, 누적 매출액 140억원을 넘어서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타 지자체와 비교할 때 외국인 접근성을 늘리기 위한 14개 국가 언어지원 서비스나 익일 정산 시스템 등이 눈에 띈다.

그러나 공공 배달앱과의 비교가 아니라 민간 배달앱과의 비교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다. 그나마 정부가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공약하는 등 배달앱 정책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활성화에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상공인 지원, 소비자 혜택 강화라는 공공 배달앱의 목표는 독과점 문제 해소와 공정 경제를 바탕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 타 지자체와 같은 어려움을 마주한 제주도가 소상공인과 소비자 상생이라는 공공성 확보를 위해 매해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이 모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