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전문가 부족 시대, 금융사의 생존 전략 [금융혁신 트렌드 렌즈]

심아란 2025. 6.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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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활동 영역을 끝없이 확장하고 있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 등 많은 금융사가 자산관리 전문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다가오는 자산관리 인력 부족 시대에 금융사들은 인력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운영모델 전반까지 재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

미국의 한 대형 은행은 자산관리 전문가 마다 'AI 에이전트'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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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인공지능(AI)이 활동 영역을 끝없이 확장하고 있다. 금융투자 부문 역시 격변하는 흐름에 맞춰 기술 혁신을 향한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의 시각으로 금융시장의 기술 트렌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이상윤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

요즘 서점에 가면 ‘행복한 노후를 위한 투자’, ‘혼자 시작하는 자산관리’ 같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은퇴는 빨라지고 수명은 늘어나면서 누구나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하지만 희망을 품고 책을 펼쳐봐도 막막하기 일쑤다. 누군가 대신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AI가 투자 상품을 추천해주는 시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이 해주는 조언’을 원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돈 이야기는 믿을 만한 사람과 나누고 싶은 심리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관리 전문가 인력들이 시장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미국 자산관리 전문가의 10명 중 4명이 10년 내 은퇴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인력 유입은 줄어드는데 은퇴 인력은 늘어난다. 이런 추세라면 2034년에는 미국에서만 자산관리 전문 인력이 10만명 넘게 부족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 등 많은 금융사가 자산관리 전문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다가오는 자산관리 인력 부족 시대에 금융사들은 인력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운영모델 전반까지 재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

첫째 인력 확보의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그동안 자산관리 업계는 경력직 중심 채용에 의존해 왔다.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백이 예상되는 지금 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문 경력이 없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적극 받아들여 빠르게 실력을 키우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일례로 아시아의 한 보험사는 AI기반의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을 활용해 신입 인력을 빠르게 실전 투입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고객 데이터 기반의 가상 시나리오로 훈련을 반복해 경험이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익히게 하는 방식이다.

둘째 ‘잘하는 사람만 잘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자산관리 산업은 그동안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해 왔다. ‘못하는 사람의 성과를 높이기보다 잘하는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 더 쉽고 빠르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데 인력이 귀해지는 시대에는 ‘조직 전체의 평균치’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한 대형 은행은 자산관리 전문가 마다 ’AI 에이전트‘를 붙였다. 상담 준비, 자료 요약, 상담 도중 실시간 제안까지 AI가 도와줌으로써 생산성이 평균 10~15% 높아졌다. 핵심은 누구든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다.

셋째 현장 지식이 사람과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명의 인력 이탈에 고객과의 관계, 수십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사라질 수도 있다. 팀 운영이나 멘토링을 넘어서 경험과 데이터를 시스템화해서 후임에게 물려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미국의 한 보험사는 은퇴하는 자산관리자의 고객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자산화해 후임과 공유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랜 기간 자산관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짐에도 날로 복잡해지는 투자 환경에서 전문적인 자문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다.

인력의 세대교체는 이미 시작됐다. 자산관리 인력의 확보와 육성, 운영 전반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인력 부족 시대에 맞는 운영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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