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투수는 제구가 좋다면서요? ‘볼쟁이’ 망신 오명, 그런데 악마 에이전트는 자신만만

김태우 기자 2025. 6. 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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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시애틀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후지나미 신타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인 투수들은 전통적으로 제구와 커맨드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신체적인 여건상 서양인 선수들보다 더 강한 공을 던지기는 어려웠던 일본인 선수들은 대신 제구력과 변화구 완성도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구속까지 점차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일본인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제구가 된다”는 그런 인식에 하나의 오점이자 예외가 생겼다. 바로 어린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유일한 라이벌로 큰 주목을 받았던 후지나미 신타로(31) 때문이다. 후지나미는 일본인 선수 평균보다 더 빠른 공을 던졌지만, 결국 제구 문제에 발목이 잡혀 미국 무대에서 사라질 위기다.

시애틀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타코마는 18일(한국시간) 후지나미를 방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애틀은 지난 1월 31일 후지나미와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이 동봉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한 후지나미는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했고, 결국 이날 방출의 수모를 맛봤다.

근래 경기력이 조금 올라오는 부분은 있었지만, 결국 시애틀이 후지나미를 포기한 것은 제구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시속 150㎞대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기는 하지만 이것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후지나미는 갈수록 영점이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문제가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었고, 끝내 시애틀은 그런 후지나미를 포기했다.

▲ 후지나미는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안 심각한 제구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신에서 뛰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1년 계약을 한 후지나미는 시작부터 경악스러운 제구력으로 오클랜드의 조기 포기 선언을 이끌어냈다. 당초 저렴하면서도 가능성이 큰 선발 자원으로 보고 영입한 선수인데 1회부터 ‘볼질’로 경기를 망치는 일이 늘어나자 모두가 낙담했다. 후지나미는 오클랜드에서 34경기(선발 7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8.57을 기록했고, 9이닝당 볼넷 개수는 5.47개 이르렀다.

볼티모어 이적 이후 제구 문제가 조금 잡히는 듯했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난조에서 조금 나아졌다는 것이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 이하였다. 볼티모어도 2024년 재계약을 포기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후지나미는 2024년 뉴욕 메츠, 2025년에는 시애틀과 계약했으나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트리플A 21경기에 나갔으나 2승1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쳤다. 피안타율은 0.172로 낮은 편인데,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무려 1.98에 이르렀다. 볼넷 때문이었다. 후지나미는 18⅔이닝을 던지며 무려 26개의 무더기 볼넷을 허용했다. 24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탈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았던 셈이다. 최근 무실점 행진 와중에서도 볼넷은 꾸준하게 나왔다. 실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투구 내용으로는 불안해서 메이저리그에서 쓸 수 없었다.

▲ 미국에서의 경력 연장 자체가 불투명해진 후지나미 신타로

친구이자 라이벌인 오타니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나 수상하는 사이, 후지나미는 실력이 오히려 퇴보하며 향후 경력에도 위기를 맞이했다. 일단 당분간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릴 것으로 보이나 보장 계약을 제안하는 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계약이 최선인데, 어떤 팀이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이미 제구 문제가 너무 심각해 이것이 기적적으로 나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남은 것은 일본 복귀 선택지다.

그런데 후지나미의 에이전트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자신만만이다. 보라스는 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일본 및 현지 언론과 만나 후지나미에 대해 "(선호하는 팀은) 특별히 없다. 최근 계속 좋은 투구(8경기 연속 무실점)를 이어오고 있었고, 100마일(161km)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반드시 수요는 있다"고 자신하면서 "늘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시장(계투 요원이 필요한 팀)을 다시 한번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후지나미가 새로운 팀을 찾을 것이라 낙관했다.

후지나미는 메이저리그 통산 64경기(선발 7경기)에서 7승8패5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7.18, 마이너리그 통산 54경기(선발 1경기)에서 3승3패1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5.89의 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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