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원짜리 '라부부', 중고는 240만원…중국정부 놔두는 이유?
중국 IP콤플렉스 풀어준 3연속 적시타 해석

중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캐릭터 '라부부' 음성 시장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정 제품의 시장 왜곡을 놔두지 않는 중국 정부지만 라부부 암시장은 이례적으로 두고 본다. 중국 정부의 IP(지적재산권) 열등감을 라부부가 해소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문화적 자부심과 상업혁신이 맞물린 사례라는 자평이 나온다.
19일 알리바바 계열 중국 중고거래 및 대여 플랫폼 셴위에 따르면 6월 들어 라부부 관련 상품 검색량은 5월 대비 무려 10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라부부 실제 대여 거래량도 5월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해당 플랫폼은 라부부에 대해 커스터마이징, 피규어 의상 제작, 진품 감정, 털 정리 및 얼굴리페어 등 다양한 서비스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자가 셴위에 라부부 대여(Labubu出租)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피규어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들이 다수 확인됐다. 이들은 주로 결혼신고나 혼인증 발급, 결혼식 등 기념할 만한 사진촬영 소품으로 라부부를 제공하고 있었다. 대형 인형탈 등의 대여는 납득이 됐지만 원가가 99위안(약 1만9000원, 랜덤 비닐박스 기준) 수준인 인형 대여 수요가 이렇게 많다니 생경했다.

라부부는 태국 공주,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스타 리사, 가수 리한나 등이 SNS(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며 유명해졌다. 전세계 어디든 입고 소식이 들리면 일단 사서 되팔려는 구매자들이 줄을 선다. 전세계적으로 '못생긴 것들'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게 라부부다. 글로벌 히트한 영국의 퍼글러나 일본의 이치카와 등이 유사한 사례다. 분명 못생겼는데 어딘가 정이간다.
전세계 품귀 속에 특히 중국 중고가격 급등은 과열이라고밖엔 표현이 안 된다. 정가 594위안(약 11만원)짜리 3.0시리즈 랜덤박스 중고가격은 1800위안(약 34만원). 희귀 모델 '본아'는 중고가격이 3000위안(약 56만원)을 상회했다. 유명 브랜드 반스(Vans)와 협업한 모델은 정가가 599위안(약 11만5000원)인데, 중고가격은 1만3000위안(약 240만원) 이상이다.
웃돈을 주고도 사지를 못하니 빌린다. 대여료는 중고가격에 비해선 낮지만 보증금을 내야 한다. 대여료는 보통 1000위안(약 19만원)에서 2000위안(38만원) 선이다. 왕복 배송비도 빌리는 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피규어 가진 사람이 '갑'이다. 제품을 돌려보내면 대여료는 곧바로 환불해주느냐 묻자 "훼손되지 않았다면 돌려준다"고 했다. 훼손 유무에 대한 판단도 빌려주는 사람 마음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단속에 나섰다. 해당 행위가 '실물 경품 제공 등 부적절한 예금 유치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핑안은행을 곁눈질하던 다른 은행들도 뜻을 접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중국 정부는 라부부 열풍이 1금융권으로 옮겨붙는 데까지만 차단했을 뿐 불티나게 커지고 있는 음성시장은 그대로 두고 본다. 통제되지 않는 시장을 놔두지 않는 중국인 만큼 이례적인 대처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대체로 일치한다. 짝퉁 천국인 중국에서 IP 경쟁력이라는 콤플렉스를 라부부가 제대로 해소해주고 있다는 거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라부부는 작년 글로벌 히트한 게임 '우쿵'(오공), 영화 '너자2'에 이은 3연속 안타 격이다.
주커리 중국정보협회 상무는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라부부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중국 IP경제 부상이 문화적 자부심과 상업적 혁신과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고 잔뜩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훌륭한 IP는 기획·창작·상업화·운영이라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선도 기업들이 새로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산업 생태계의 공동 혁신이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라부부를 IP 전설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히트하자마자 중국 내에서 짝퉁이 기승을 부린다는 건 중국의 가능성과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저장성 시장감독국은 최근 세 건의 가짜 라부부 제조사를 적발, 수만 개 제품을 압수했다. 중국 최대 오프라인 물류시장이자 제조업 동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우시장 국제상무성에서도 최근 압수 물품 중 가장 많은 게 라부부 위조품이다.
호주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최근 라부부를 구입한 여자 아이가 "이미가 너무 크다"며 울었다는 부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라부부 짝퉁 경고' 기사를 게재하고 "라부부는 이빨이 9개이니 꼭 확인하고 구입하라"고 전했다. 아예 '라푸푸'라 불리는 가짜 제품 개봉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는 모습도 단순한 히트의 단면이라고만 하기엔 설명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주학년, 'AV 배우와 하룻밤' 더보이즈에 말했다…멤버들 실망" - 머니투데이
- "가슴 4개냐" 임신한 아내에 막말…이호선 "남편, 입 틀어막아" - 머니투데이
- 구준엽, ♥서희원 묘지 근처로 이사?…"아파트 보러 왔다" 목격담 - 머니투데이
- 고우림 "♥김연아가 먼저 연락…누나라 부르면 싫어해" - 머니투데이
- "왜 나만 입양?" 이건주 대답 들은 친동생, 오히려 위로…'눈물 펑펑' - 머니투데이
- 비행기 추락, 사장님 업고 탈출했는데…직원이 받은 건 '해고 통보' 왜? - 머니투데이
- '박수홍 돈 수십억 횡령' 친형, 징역 3년 6개월 확정...형수는 집행유예 - 머니투데이
- "첫손님 여자 NO, 머리 묶고 들어와!"…제주 유명 맛집 성차별 논란 - 머니투데이
- "오늘이 제일 싸다" 삼전·SK하닉 또 신고가…6200피 최고치 랠리 - 머니투데이
- 美, 글로벌 관세 15% 부과한다더니 "일부국가에만"…정책 변화 감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