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넥타이 매듭' 같은 산악드라이빙 코스 [마요르카 라이트아웃도어]

스페인 마요르카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차가 필요하다. 대중교통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배차간격이나 소요시간이 너무 길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빌린 뒤 섬 곳곳의 숙소를 향해 떠난다.
이왕 차가 있는데 잠깐 시간을 내서 드라이빙을 떠나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마요르카 섬 북서부를 가로지르는 트라문타나산맥을 따르는 산악드라이빙이 현지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현지인들은 자부심을 담아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트라문타나산맥에는 꼬불거리는 산악도로들이 여럿 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MA-2141란 이름이 붙은 도로다. 1932년 안토니오 파레티가 수작업으로 건설한 도로인데 험난한 곡선도로가 줄지어 이어지면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산악 풍광이 펼쳐진다. 운전이 몹시 어려운데도 끊임없이 차량 행렬이 이어지는 곳이다. 특히 여행 성수기인 여름철이면 교통량이 너무 많아 스페인에서 가장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도로로 꼽히기도 한다.
총거리는 약 13km. Ma-10도로에서 고르그 블라우Gorg Blau란 인공호수에서 분기돼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사 칼로브라까지 이어진다. 총 26개의 헤어핀(U자형 급커브) 커브와 50개 이상의 커브가 있으며 평균 경사도는 7.1%다. 가드 레일도 제대로 없고 중앙선도 없어 반대편에서 차량이 툭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확 들어가곤 한다.
도로에서 고도가 제일 높은 곳은 '누스 데 사 콜바타Nus de sa Corbata'. '넥타이매듭' 길이란 뜻인데 실제로 지도상에서 길이 8자 매듭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돌다리가 있어 이런 기묘한 모양이 가능하다.

이곳에 차를 몇 대 주차할 공간이 있다. 차를 대놓고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 가드레일을 넘으면 큼지막한 전망바위가 있다. 많은 여행자들이 여기서 험상궂은 트라문타나산맥 골짜기를 따라 구불거리는 도로를 화려한 운전 솜씨를 뽐내며 올라오는 차량들과 함께 사진으로 담는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지중해 바다도 보인다.
도로의 마지막 종착지인 사 칼로브라는 마요르카에서 가장 훼손되지 않은 해안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코스는?
발데모사에서 출발한다면 MA-2141으로 갈 때 MA-10이란 도로를 따라 가는 것을 추천한다. 산악마을 데이아deia와 소예르Soller를 거쳐서 가는 산악도로다. MA-2141는 트라문타나산맥의 진수를 보주지만, 해변 풍광은 길 끝에 가서야 보여 준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데 MA-10이 이 점을 완벽히 해갈해 준다. 발데모사에서 데이아로 갈 때 지중해 풍광을 끼고 주행할 수 있으며, 데이아에서 소예르로 갈 땐 고르그 블라우와 쿠베르Cuber호수들을 볼 수 있다. 발데모사로 돌아온다면 소예르에서 남쪽으로 쭉 뻗은 MA-11을 타고 빙 돌아가면 한결 운전이 편해진다.


소예르는 잠시 멈춰서 둘러볼 만한 마을이다. 가장 유명한 건 우드트램. 마을에 나무로 된 트램이 다닌다. 1913년에 개통한 이 트램은 산 중턱에 있는 마을과 아래 항구를 잇고 있다. 과거 주로 실어 나르던 건 이 마을 특산물 오렌지인데, 지금은 관광객들을 싣고 다닌다.
산악드라이빙 시 주의할 점은?
비수기, 성수기 유무에 따라서 운전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성수기에는 차량 교행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주차할 공간도 없다. 그나마 비수기에는 마음 편히 산악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주의할 건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내비게이션이 안내해 주는 예상 소요시간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것. 추월이 가능한 구간이 몇 없는데 큰 버스가 느릿느릿 앞을 틀어막고 가기도 하고, 염소나 양이 도로 위에 나타나서 비켜 주지 않고 눈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특히 정체를 많이 만들어내는 건 자전거. 이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자동차가 뒤에 나타났다고 해서 이들이 즉각 옆으로 비켜 주지 않는다. 일단 그 뒤를 경적을 울리지 않고 조용히 따라가는 게 문화다. 그러다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이 수신호로 먼저 지나가라고 하거나, 확실히 반대편에서 오는 차가 없는 것이 확인되는 직선 구간이면 그때 지나가야 한다.
다른 하나는 회전교차로다. 마요르카 전체를 통틀어서 신호등이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대부분 회전교차로인데 먼저 진입한 차에게 확실히 양보하고 그 다음에 들어서야 한다. 물론 선진입한 차에게 우선권이 있는 건 우리나라도 똑같은데, 좀 더 확실하게 양보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한국 기준으로 '이 정도면 내가 후딱 들어가도 될 것 같은데'라 생각하고 들어갔다간 날선 경적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마요르카 운전자들은 회전교차로에서 일단 멈춤 후 확실히 양보하고 들어간다.
또한 구간 전체적으로 음식이나 물을 구입할 곳이 많지 않다. 출발 전에 미리 간단히 먹을 간식과 물을 충분히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 또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구글 지도에서 거리뷰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보통이라면 거리뷰를 제공하지 않을 만큼 외진 도로지만, 워낙 유명세가 높은 탓에 거리뷰가 있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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