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감소 없는 노동 단축”…경기도 ‘주 4.5일제’ 실증이 불러올 나비 효과? [오상도의 경기유랑]
참여 노동자에 월 최대 26만원, 기업 2000만원 지원 계획
李 대통령 대선 공약과 겹쳐…道 시범 실시에 의미 부여
노동시장 재편 가져올 담론…주 5일제 도입 때와 상황 달라
임금을 줄이지 않고 격주 4일제나 주 35시간제 선택이 가능한 ‘주 4.5일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닻을 올린다. 경기도가 6·3 대선 기간 화두로 떠올랐던 이 제도의 실증에 들어가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려는 ‘적정 노동시간’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제도가 정착하면 이른바 ‘불금’엔 점심만 먹고 퇴근하는 직장인이 여럿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덜 일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할 경우, 노동계의 구조 개편 역시 급물살을 타게 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주 4.5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68개 기업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교환했다. 김 지사는 “주 4.5일제를 본격 시행하면 국민의 일주일 삶이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생산성과 삶의 질이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 기간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겠다. 새 정부와 함께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는 지난해 8월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의 주요 과제로 주 4.5일제를 제안한 바 있다. 올해 2월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3월부터 참여 기업을 모집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경영자총협회, 한국노총 관계자 등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2022년 미국·영국·캐나다 기업 90여곳을 대상으로 6개월간 이뤄진 주 4일제 실험인 ‘4 Day Week Global’에선 번아웃 71% 감소, 매출 35% 증가, 이직률 감소 57%라는 수치가 검증됐다.
이어 2023년 진행된 스페인 발렌시아의회 주도의 주 4일제 시범사업에선 스트레스 40.8% 개선, 부양가족 돌봄 시간 할애 44.4% 증가라는 결과가 남았다.

경기도의 4.5일제 실험은 단순히 지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유효한 지표 산출에 따라 향후 노동시장의 재편까지 불러올 수 있는 거대 담론이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도내 민간기업과 도 산하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68곳이 참여한다. 대상 근로자만 1262명에 달한다. 기업 상황에 따라 △주 4.5일제(요일 자율 선택) △주 35시간 △격주 4일제 등 다양한 형태의 참여가 가능하다. 격주로 월요일을 쉬며 ‘월요병’을 피해 가는 근무 형태 역시 적용할 수 있다.

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돕는다. 참여 기업들에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의 임금 보전 장려금과 기업당 최대 2000만원의 맞춤 컨설팅,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한다. 올해 예산은 83억원 안팎이다. 기업이 아닌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게 기존 유연근무제와 다른 점이다.

이때 나오는 분석 결과물은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 2027년까지 44개 세부지표 분석…첨단기업들 반발 예상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실질적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주 4.5일제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종 공약에도 근로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가 담겼다.

이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를 주장하는 가운데 삶의 질 향상과 노동 생산성 상승의 상관관계를 따지며 오히려 근로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운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주 5일제 도입은 김대중 정부 때 논의가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대기업부터 적용됐다. 당시는 경제 활황기여서 침체기에 접어든 요즘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년 내내 노란 옷 한 벌만” 정상훈, 14번 이사 끝에 ‘74억’ 건물주
- “통장에 1600만원 찍혀도 컵라면 불렸다” 박형식, ‘식탐’ 소년의 눈물겨운 억대 보상
- “100억 빌딩보다 ‘아버지의 배’가 먼저”… 박신혜·박서진·자이언티가 돈을 쓰는 법
- “비데 공장 알바서 45억 성북동 주택으로”… 유해진, 30년 ‘독기’가 만든 자수성가
- 침묵 깬 김길리, 빙상계 ‘발칵’ 뒤집은 ‘최민정 양보’ 루머에 직접 입 열었다
- “매일 1만보 걸었는데 심장이”…50대의 후회, ‘속도’가 생사 갈랐다
- “부모님 빚 갚고 싶었다”… ‘자낳괴’ 장성규가 청담동 100억 건물주 된 비결
- “방배동 1만 평·3000억 가문”…이준혁·이진욱, 집안 배경 숨긴 ‘진짜 왕족’
- ‘냉골방’서 ‘700억’ 인간 승리…장윤정·권상우, 명절에 ‘아파트 한 채 값’ 쓰는 클래스
- “왕십리 맛집 말고 구리 아파트 사라”… 김구라, 아들 그리에게 전수한 ‘14년 인고’의 재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