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값 해법 ‘공방’ 아닌 ‘공급’인데”…정부, 생산자 ‘담합’ 정조준

이미쁨 기자 2025. 6.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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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가 전년 대비 17% 상승에
공정위, 산란계협 현장조사 벌여
中 가공액란 할당관세 도입 계획
협회, 질병·노계산란율이 원인
2019년 조사서 ‘무혐의’ 결론
백신·병아리수입비용 보조 등
산란율 높이기 위한 대책 시급
이미지투데이

최근 달걀값이 강세를 이어가자 정부는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생산자단체를 연일 정조준하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장에선 칼끝이 엉뚱한 데로 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5월부터 연말까지 중국산 가공액란 1만t을 할당관세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농가 반발이 거세다.

담합 여부 조사…6년 전엔 무혐의=3월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달걀 산지가격 오름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 산지가격은 17일 기준 30개들이 1판에 5795원이다. 평년 6월(5048원)과 견줘 14.8% 높고, 전년 6월(4937원) 대비 17.4% 올랐다.

그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생산자단체의 자체 가격 고시를 지목했던 정부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충북 청주에 있는 대한산란계협회 사무실을 포함해 경기지회·충남지회 등 3곳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협회가 회원농가에게 고시가격을 따르도록 강제하며 달걀값 상승을 주도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계협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격 고시와 담합은 관련 없다는 게 이미 드러난 사실”이라면서 공정위가 과거 대한양계협회를 조사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앞서 2019년 공정위는 양계협회가 달걀가격을 고시하는 방법으로 담합한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했으나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그 이유로는 양계협회가 가격 통지행위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유지하는 등의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질병·노계 산란율 뚝…농가 발만 동동=생산자단체들은 달걀값 상승의 원인으로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소모성 질병이 확산된 데다, 산란계 사육 기준면적 확대 정책 시행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여파로 달걀 생산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6월 산란계 관측’을 통해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닭전염성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소모성 질병이 발생하면서 생산성이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강민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저병원성 AI는 닭의 산란율을 20% 떨어뜨린다”면서 “지난해부터 저병원성 AI 백신이 농가에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백신접종률이 낮고, 올바른 백신 사용법이 정착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병아리 수급난으로 인해 노계를 제때 도태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결과란 지적도 있다. 2018년 9월 ‘축산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 9월1일부터는 기존 농가도 산란계 한마리당 케이지면적을 0.05㎡(0.015평)에서 0.075㎡(0.023평)로 확대해야 한다.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 관계자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은 2027년 8월말까지로 2년 유예됐지만 농가에서는 정책 시행시점인 올 9월 전까지 병아리를 미리 입식하고자 분주하다”면서 “병아리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입엔 관대, 농가는 외면”=정부가 달걀값을 잡겠다는 해법으로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물량을 6000t 추가해 연말까지 1만t으로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다. 달걀가공품은 가공액란으로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계협회는 성명에서 “(정부가 국내 농가엔) 최상위 수준의 동물복지를 요구하면서 동물복지 기준도 없고 위생상태도 불량한 중국산 달걀을 수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내 축산농가를 죽이고 중국 농민을 살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산란계협회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산란계협회와 정부가 대립하는 양상으로만 비치다 보니 산란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등 산업 전반의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염병 예방 백신을 농가에 시급하게 지원하거나, 외국에서 병아리를 수입할 때 드는 운송비 등을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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