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창문 못 열어요” ... 이륜차 야간 굉음에 ‘불면의 밤’
2분에 한대 꼴 … 일부 머플러 개조 고주파적 소리
지자체·경찰·교통공단 단속 무의미 실효성 의문

[충청타임즈] "더위에 지치거나 소음에 시달리거나 고통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간 굳게 닫혀있던 아파트 창문이 찜통더위에 하나 둘씩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심을 가르는 오토바이 굉음으로 청주 시내는 '잠 못 드는 여름밤'이 시작됐다.
빌라 거주자 최모씨(흥덕구 봉명동·50대)는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마다 집 안 전체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 에어컨을 가동하기엔 이른데 창문을 열자니 오토바이 굉음 때문에 차마 열 수 없다"라며 이같이 고충을 호소했다.
본보가 19일 오전 0시부터 1시간 동안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주택가 골목을 관찰한 결과, 37대의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지나갔다. 이 일대 주민들은 2분에 한번 꼴로 굉음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부 배달 오토이는 머플러를 개조한 듯한 날카롭고 고주파적인 소리를 내며 좁은 골목을 빠르게 질주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기온은 25.7도. 새벽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면을 방해받기 쉬운 만큼 기상청은 이를 '열대야' 현상의 기준으로 삼는다.
흥덕구 봉명1동에 거주하는 이모씨(여·27)는 "밤 11시가 넘어서도 오토바이 굉음이 멈추지 않았다. 겨우 재운 두 아이가 소음에 놀라서 자주 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관리비 부담이 걱정되지만, 열대야처럼 더운 날씨에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륜자동차 소음에 대한 합동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굉음으로 인한 시민 불편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단속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해부터 올해 5월까지 청주에서 이뤄진 합동단속은 22회에 그쳤다. 이 가운데 소음 등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425건. 그러나 청주시에 등록된 이륜자동차가 3만5181대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단속률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소음·진동관리법 시행령 제35조(운행차 소음허용기준)에 따르면 이륜자동차의 소음 허용 기준은 배기소음 102~105데시벨, 경적 소음 110데시벨 이하로 규정돼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00데시벨은 열차가 통과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며, 90데시벨만 넘어도 소음이 심한 공장 안과 유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평균 80데시벨을 초과하면 '소음'으로 판단한다.
반면 오토바이의 평균 소음은 90~99데시벨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속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고 지적한다.
송태진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통공학 교수는 "50cc 미만인 텍트(스쿠터)가 오히려 소음이 더 크게 난다. 특히나 아직도 번호판을 달지 않은 스쿠터가 허다해 직접단속을 하지 않는 이상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며 "불법 개조를 통한 소음 증폭인 머플러 품목 자체를 규제하는 방법도 소음 차단의 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륜자동차의 소음 허용 기준에 대해서도 재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용주기자dldydwn04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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