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주 난민 생존법…돕고 살자는 ‘겸사겸사’[낙서일람 樂書一覽]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오가와 사야카 지음 | 지비원 옮김
갈라파고스 | 296쪽 | 1만8500원
청킹맨션은 홍콩 침사추이 중심가에 있는 오래된 주상복합 건물이다. 영화 <중경삼림>의 제목을 이 건물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인류학자 오가와 사야카는 2016년 홍콩중문대학에서 객원교수 생활을 하면서 청킹맨션에 짐을 풀었다. 홍콩 내 탄자니아인들의 공동체를 관찰하고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홍콩 내 탄자니아인들의 대부분은 불법 체류자나 난민이다. 홍콩에서 불법체류자나 난민이 번듯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이 중고차 교역부터 행상, 노점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한다. 신분과 직업이 불안정하지만 이들은 ‘조합’을 꾸려 서로를 돕는다.
이들이 서로를 돕는 방식은 꽉 짜인 자본주의 논리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조합을 굴러가게 만드는 것은 ‘겸사겸사’의 논리다.
“홍콩에 난민으로 거주하는 탄자니아인은 모국에 있는 가족에게 줄 물건을 마침 귀국하는 교역인에게 맡기고 그 교역인은 ‘겸사겸사’ 전달한다. 자금이 없어 홍콩에 건너오지 못하는 사람은 교역인에게 캐리어의 남는 공간만큼 자신의 상품도 ‘겸사겸사’ 구매해 달라고 부탁한다. 누구나 ‘무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에 이 상호 부조는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책은 ‘준 만큼 받는다는 확신’이 없이는 상대방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자본주의적 인간 관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능력, 자질, 선악의 기준, 인간성이 다른 사람들과 가능한 한 많이 느슨하게 연결되고 타자의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우발적인 응답’의 가능성에 베팅”해보라고 권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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