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외교 무대선 ‘분위기 메이커’…귀국 후엔 ‘공직 기강 잡기’

변문우 기자 2025. 6. 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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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회의서 정상들과 농담 나누며 화기애애 분위기…트럼프 정상회담도 곧 추진
귀국 후 국무회의서 ‘일하는 모드’ 돌변…“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싶은 흔적 보여”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월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2주차, '일하는 대통령'을 자처한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가 서서히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박4일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소화한 이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국무회의를 진행하며 공직 기강 잡기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1박4일간 G7 정상회의 순방이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참모진들은 코피를 쏟고 난리도 아닌데 이 대통령은 피로를 호소하지 않은 걸로 안다"며 "(G7 정상회의에선) 워낙 유머러스하고 순간순간 재치 있는 말씀을 많이 해서 화기애애하고 대화가 길어졌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실제 마타멜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선 농담이 이어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라마포사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잘 봤다고 말하자, 남아공 대통령이 웃음을 터뜨린 뒤 당시 분위기를 이 대통령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간 일화도 공개됐다. 두 정상은 소년공 시절 프레스기 때문에 상처 입었던 공통된 아픔을 공유하며 함께 눈물도 글썽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룰라 대통령이 일어서는 과정에서 브로슈어 사진을 보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룩 영거(Look younger)"라며 "더 어려 보이니까 현재 사진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등 농담도 주고받았다는 전언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회담에선 이 대통령이 "대통령은 바뀌었는데 통역관이 그대로라 재밌다"고 말하면서 정상회담장이 웃음으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 중 휴지 기간 없이 굉장히 얘기가 잘 이뤄졌다"면서 "거의 모든 수상들과 에피소드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불발된 한미 정상회담은 곧 재추진될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내주 예정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양자 회담을 별도로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토에 갈지 말지 여부도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정해지는 대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도 기대 이상일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51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 무대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 이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휴식없이 '일하는 모드'로 다시 돌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공직사회를 향해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하거나 민원을 경시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질책을 쏟아냈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 부처들의 업무보고 내용이 부실하다며 사실상 '재보고'를 받기로 한 만큼 이 대통령도 취지에 공감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취지로 읽힌다.

이번 국무회의에는 이주호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교육부 장관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 시절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제가 일반적인 말씀을 좀 드리고 싶다. 행정을 하다 보면 대개 공급자 중심의 행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를 하는 것과, 수용자의 입장을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은 수용성이 완전 다르다. 불이익이나 제재를 주는 경우에도 미리 한번 의논을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은 상품의 본질적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포장하느냐, 어떻게 스토리를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내 의견이 존중받느냐 무시당했느냐가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정책안을 보면 대체로 잘 준비하고 계시지만, 가끔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싶은 흔적이 보인다.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방향이 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민원과 관련한 당부 사항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민원에 대해 '귀찮은 일', '없으면 좋은 일'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한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이 헌법의 대원칙이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다면 다 들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민원을 처리해도 신속하게 처리하느냐, 지연되느냐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점을 관련 부처에서 신경 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본인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경험담도 함께 말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통령은 "제 자랑을 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제가 성남시장 시절 (주민들에게) 종이를 나눠주고 (민원 사항을) 다 쓰라고 했다"며 "안 되는 민원이라도 진지하게 설명해주면 다 수긍하고, 마지막에는 고맙다고 울더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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