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등재 중단된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정부만 바라보는 인천시
북한 측 모든 외교적 대응에 무응답
NLL 해양경계 주장도 쉽지 않아
인천시 "중앙정부와 TF 구성 대응할 것"

백령·대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절차가 중단됐지만, 인천시는 정부의 북한 소통 채널 복원만 바라보는 실정이다.
19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신규 신청서 공람 기간이던 지난달 19일 유네스코위원회에 서면으로 반대의견을 접수했다. 유네스코는 같은달 22일 새벽 1시께 추진 절차 중단을 시에 통보했다.
이는 반대의견이 접수될 경우 과학적 평가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치이다. 유네스코는 당사국간 해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남북이 협의되지 않으면 세계지질공원 지정 절차는 영구적으로 중단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일대를 분쟁지역화(중부일보 5월 23일자 1면 보도) 하기 위해 반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지난 2023년 4월부터 판문점 채널과 군 통신선 등 대화 채널을 모두 끊으면서 남북 소통이 불가한 상태라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3월과 이달 5일 서해와 동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주민들의 송환 결정을 북한에 통보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의 북한 소통 채널인 '핑크폰'으로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여기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2023년말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조하며 휴전선 일대에 방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의선·동해선 일부를 폭파하는 등 모든 교류를 차단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 교류 재개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 시는 외교부, 통일부 등 중앙부처와 협의하면서 외교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남북 소통 채널 복원 외에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백령·대청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실질적 해양경계선'이라는 우리 주장을 국제사회에 펼치기도 어렵다. 북한은 국제법인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서해5도 인근 수역을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게 되면 국제적으로 이 일대가 '분쟁지역'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특히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교류를 재개하기 위해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는 차원에서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반대에 대해 함구할 수도 있다.
북한은 1973년부터 서해 NLL 인근 해역이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NLL 이남 해역을 자신들의 영해로 편입시키기 위해 '서해 해상군사분계선(1999년)', '서해 5도 통항질서(2000년)', '서해 경비계선(2007년)' 등을 발표하며 영해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동우 시 해양항공국장은 "중앙부처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제안 해놓은 상황"이라며 "세계지질공원 등재 중단 문제가 (정부) 의제에서 빠지지 않도록 수시로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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