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인 힘 합쳐도 모자랄 판에”…분열과 의문만 남긴 프로리그 [김창금의 무회전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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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강남에서 열린 한국프로탁구연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실업팀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3월 설립돼 최근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KTTP 시리즈 1' (6일~15일)까지 치른 한국프로탁구연맹(김형석 현정화 공동위원장)의 행보는 문제적이다.
프로탁구연맹의 회원사인 남자 6개, 여자 4개 등 기업 구단 중심의 10개 팀은 기존의 한국실업탁구연맹(안재형 회장)에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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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인들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이래도 되나요?”
지난달 말 서울 강남에서 열린 한국프로탁구연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실업팀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감독은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고, 어색한 순간에 서로 얼굴만 쳐다봤던 기억이 있다.
3월 설립돼 최근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KTTP 시리즈 1’ (6일~15일)까지 치른 한국프로탁구연맹(김형석 현정화 공동위원장)의 행보는 문제적이다. 두 위원장은 “탁구인들에게 자긍심을 갖고 뛸 기회를 만들어주겠다”고 했지만, 애초의 의욕과 달리 탁구계의 갈등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 탁구 최상위 그룹의 분열이다. 프로탁구연맹의 회원사인 남자 6개, 여자 4개 등 기업 구단 중심의 10개 팀은 기존의 한국실업탁구연맹(안재형 회장)에서 넘어왔다. 그런데 실업탁구연맹에는 여전히 삼성생명 등 국내 남녀부서 최강권 팀 5개가 남아 있다. 졸지에 국내 간판 팀들이 두 진영으로 쪼개졌다.
여파는 나타나고 있다. 최근 경북 경산에서 춘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8일~13일)가 열렸는데, 이 기간 프로탁구리그 경기가 열리면서 국가 대표급 선수들도 양쪽으로 나뉘어서 뛰었다.
실업탁구연맹의 반발도 나올 수 있다. 지난 4월 탁구협회 주최 종별대회에서는 실업탁구연맹과 프로탁구연맹 팀들이 일반부에서 같이 뛰었지만,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 실업탁구연맹이 내년부터 대회를 보이콧하면 파행이 일어날 수 있다.
대한탁구협회의 자세는 더 불투명하다. 실업탁구연맹이 대한탁구협회 산하 단체로 오랜 역사와 정통성을 갖고 있지만, 탁구협회 회장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탁구협회 회장사 팀인 세아가 실업탁구연맹 대신 프로탁구연맹 회원사로 가입했기 때문이다. 독립법인인 프로탁구연맹의 사업비가 애초 대한탁구협회 전 집행부가 약속받은 후원금으로 쓰이는 것도 이상하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세아팀이 프로탁구연맹에 합류한 것은 구단 자체의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실업탁구연맹과 프로탁구연맹의 입장이 다르다. 협회 주최 경기의 선수 등록 규정 등 논란이 되는 사항은 앞으로 이사회나 대의원 총회에서 세부적으로 추가 논의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실업팀들은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외형적으로 아마추어라고 불리지만,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고정급을 받으며, 모든 시간을 오로지 운동 기량의 향상에 쏟는 점에서 보면 내용상 프로다. 만약 탁구 종목에서 프로화를 추진한다면 실업탁구연맹을 토대로 출발하는 것이 맞다. 실제 실업탁구연맹은 준프로인 KTTL 리그를 2년 정도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신생 프로탁구연맹이 이런 유산을 프로화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것 같지도 않다. 단지 프로라고 이름을 붙인 뒤, “프로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팬층을 확보해, 세계적인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선언할 뿐이다.
프로탁구연맹 쪽의 이런 말들이 현실화될지는 의문이다. 미사여구가 레토릭이 아닌 현장 탁구인들의 염원이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면, “탁구인들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이라는 지적에, 실업 감독이 유구무언이 될 이유는 없었을 것 같다. 탁구계의 분위기가 수상하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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