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C+V 사과문?"…팬들조차 실드치기 난감했던 사과문 [리폿-트]

[TV리포트=이지은 기자] 사과에도 격이 있다. 요즘 연예계에선 중요한 건 ‘어떻게 사과했느냐’다. 누가 더 진정성 있게 고개를 숙였는지, 사과 이후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대중은 이제 사과의 방식까지 면밀히 들여다본다. 최근 몇몇 연예인들의 사과문이 ‘도플갱어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문장 구조는 물론, 표현과 내용까지 똑같았다. 한 줄의 고백조차 남의 문장을 베껴 쓰는 시대, 대중은 점점 “사과문 공장이라도 돌리냐”는 반응을 보이며 냉소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요즘 스타들의 ‘사과’는 사건 발생→ 소속사 입장→자필 사과문이라는 일관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연예인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마케팅팀이 쓴 보도자료에 가깝다는 점이 대중의 공분을 키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말투와 다른 연예인의 사과문과 겹치는 표현들. 그 사과문은 정말 본인의 생각에서 나온 진심인가?
이 같은 태도에 팬들도 더 이상 마음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글씨체가 떨린다’, ‘눈물이 묻은 것 같다’는 식의 감성적 서사가 통하던 시절은 끝났다. 반복되는 Ctrl+C, Ctrl+V 사과문에 익숙해진 팬들은 이제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진심의 부재를 판독하는 탐정이 됐다.

그룹 더보이즈에서 사생활 논란으로 탈퇴한 주학년이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 ‘대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주학년은 개인 채널에 “저에 관한 기사로 인하여 많이 놀라셨을 팬 여러분들, 그리고 모든 분들께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라며 “2025. 5.30 새벽 지인이 함께 한 술자리에 동석하였고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기사와 루머에서 나오는 성매매나 그 어떠한 불법적인 행위도 한 사실이 전혀 없다. 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놀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사과문이 공개되자 “자연스러운 줄바꿈이 아닌, 누군가가 카카오톡이나 워드로 보낸 문장을 그대로 종이에 옮긴 듯한 느낌”이라며 “카톡에서 메시지를 복사하면 줄바꿈이 저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소속사에서 받은 내용을 그대로 종이에 받아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로 해당 문장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본 결과 동일한 줄바꿈 현상이 재현되며 의혹에 박차를 가했다.

앞서 같은 그룹 멤버 선우 역시 진정성 없는 사과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선우는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떨어트린 무선 이어폰을 경호원이 대신 주워 건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인성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 속 선우는 팔을 옷으로 감싸고 “내 에어팟”이라며 소리를 쳤다. 이에 경호원이 이어폰을 주워 두 손으로 전달했고, 선우는 한 손으로 넘겨받은 후 별다른 감사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선우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뒤에서도 절대 안 그러는데, 앞에 팬 분들 다 계시는데 (내가) 미쳤다고 경호원님 보고 에어팟 주워오라고 소리를 치겠냐. 나 너무 얼탱이(어이)가 없다. 그렇게 보인 점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려고 하다가도 (억울하다). 그 몇 초 영상으로 선 넘는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내 (하고픈) 할 말 했다고 욕을 이렇게나 먹는다는 게…사람들 참 무섭다”라고 억울함을 털어놔 “사과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태가 커지자 선우 소속사 원헌드레드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깊이 사과드린다. 선우 역시 당사와 소통 끝에 차분히 반성하고 있던 중”이라며 “선우의 인성 논란은 전적으로 회사의 불찰이다. 이와 관련해 근거 없는 악성 댓글을 대상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소속사 뒤에 숨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자 비난이 이어졌고, 결국 선우는 직접 사과문을 올리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전남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글을 올린 인플루언서 잡식공룡 또한 성의 없는 사과문으로 뭇매를 맞았다. 구독자 17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잡식공룡은 지난 5일 개인 채널에 전남 지역 대선 투표 결과 사진과 “전남 XX 났음”이라는 게시글을 공유하며 “ㅋㅋㅋㅋㅋㅋㅋ”라고 올렸다. 특히 누리꾼의 “전라도 왜 비하하셨나요”라는 댓글에 “라도인임? 긁혔나보네?”라고 응수해 논란을 더했다.
이후 잡식공룡은 “제가 올린 게시물에 지역 비하 표현,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내용이 있었다.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기부한다고 해서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히 명심하고 있겠다”라고 5·18 기념재단에 500만 원을 후원한 인증샷을 공개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돈 냈으니 이해해 달라는 거냐”, “성의 없는 사과문에 대충 기부”, “진정성 하나도 안 느껴진다”, “돈으로 무마하려는 거냐?”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5·18기념재단 역시 해당 기부를 ‘책임 회피 수단’으로 판단하고 반환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물론,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사과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반복되는 변명과 표절로 얼룩진다는 것이 문제다. 사과는 끝이 아닌 변화를 위한 출발점이다. 진심 없는 사과는 결국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지고, 용서받을 자격마저 잃게 만든다. 복붙된 문장, 대신 써준 사과문, 진정성 없는 태도, 이 모든 걸 뒤로한 채, 다시 팬들 앞에 설 수 있다고 믿는다? 그건 착각이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잡식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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