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저축, 나중에 결제" 새로운 소비 트렌드 확산
금융 접근성 낮은 이들에게도 유용
판매자도 제품 노출 기회 늘어 장점
장시간 소요·이탈 가능성, 한계도
국내 금융권 서비스 도입 검토 필요
"저축 중심·계획 소비 실천에 도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사용자가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일정 금액을 저축하고, 목표 금액을 달성한 후에 지출하는 형태의 'SNPL(Save Now, Pay Later)'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다. 저축을 통해 소비를 계획하고, 그에 대한 보상까지 챙기는 구조 덕분에 합리적이고 가치 중심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9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지금은 저축하고 나중에 결제하세요! SNPL(Save Now, Pay Later)' 보고서에 따르면 SNPL은 사용자가 미리 저축한 금액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모델이다.
기존의 BNPL(Buy Now, Pay Later)이 급성장하며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했지만, 연체·부채 증가·신용 왜곡 등과 같은 문제들이 뒤따르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SNPL이 주목받고 있다.
SNPL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특정 판매자와 연계해 저축과 동시에 해당 제품을 목표로 설정하는 형태이며, 다른 하나는 일정 금액을 자유롭게 저축한 뒤 어떤 상품이든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미국의 '어크루(Accrue)'는 제휴 브랜드 중심 SNPL을, 오스트리아의 '몽키(Monkee)'와 인도의 '멀티플(Multipl)'은 사용자 선택의 자유를 강조한 모델을 운영 중이다.
이 모델은 사용자에게 부채 없이 소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뿐 아니라, 신용평가 없이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금융 접근성이 낮은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또 목표 금액 도달 시 제공되는 현금, 포인트, 투자 수익 등의 다양한 리워드는 소비자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판매자 측에도 이점이 있다. 반복 방문 유도를 통해 제품 노출 기회를 늘릴 수 있고, 고가 제품의 구매로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상품 구매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소비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고, 계획적인 소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 이탈 가능성도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경제 불확실성과 고물가 속에서 가성비·가심비 중심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게 SNPL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국내 금융권이 개인 부채 문제 해결과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SNPL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교순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이 SNPL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젊은층이 충동 소비를 피하고 저축 중심의 계획된 소비를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신용카드 과다 사용이나 불필요한 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가 다양한 SNPL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이 올바른 저축 습관을 기르고, 더 똑똑한 소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금융권이 소비자 금융 건전성 제고에 기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