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빚 탕감 '파격'…113만명 재기 기회, 성실 상환자 반발은 불가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3.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19/moneytoday/20250619161057135woyp.jpg)
직전 윤석열 정부의 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경우 연체자 본인이 신청해야 캠코(자산관리공사)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인 반면 이번엔 본인 동의 없이 금융회사가 곧바로 캠코 산하 채무조정 기구에 채권을 넘긴다. 원래는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라 채권 양도시 본인 동의를 얻어야 하고, 신용정보법·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재산·소득 정보 열람시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해당법을 개정해 미동의 상태에서 채권을 '일괄매입' 하기로 했다. '빚의 굴레'에 빠진 장기 연체자의 재기 지원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1년 안에 '속전속결' 채무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다.
탕감률도 역대 정부 대비 높다. 2004년 카드사태 이후 노무현 정부의 한마음금융·희망모아 채무조정은 원금감면 없이 이자율만 조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신용회복기금,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은 원금 감면율이 각각 최대 30%, 50%였다. 문재인 정부는 장기 연체자를 대상으로 100% 감면(소각)을 했으나 채무액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장기연체가 대상이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채무액이 이보다 5배 많고, 연체기간은 7년으로 앞당겼다. 대상자가 113만명이 된 배경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 연체자는 금융뿐만 아니라 근로활동, 주거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며 "4000억원이라는 비교적 많지 않은 재정으로 113만명을 빚의 늪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데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권이 새로 출범하는 5년마다 대규모 채무조정이 반복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지)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고금리, 고물가로 급격히 늘어난 저신용자 및 연체자들에게는 생계 유지와 신용 회복의 마지막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경제 시스템은 실패를 수용할 수 있는 장치가 있을 때 더 건강하다. 채무조정은 '사회적 안전망'이자 회생 가능성의 제도적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성실 상환자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누구나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고 사회 통합과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 차원에서 양해를 부탁할 수밖에 없다"며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만을 엄격하게 선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하면 즉시 추심은 중단되지만 약 1년간 진행되는 소득·재산 심사 과정에서 대상자에서 탈락할 수 있다.
필요 재원의 절반인 4000억원을 금융회사 출연으로 충당키로 한 부분은 '관치금융' 논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도 2차례 상생금융을 압박했다. 특히 은행권은 지난해 이자이익만 60조원을 거둬 출연금 압박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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