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납치돼 간첩 강요당한 김성길씨…2심도 “국가배상 1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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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국군 첩보부대원들에게 납치돼 남한으로 내려온 뒤 간첩활동을 강요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18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조광국)는 19일 북한 민간인 납치 피해자 김성길(82)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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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국군 첩보부대원들에게 납치돼 남한으로 내려온 뒤 간첩활동을 강요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18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등 국가기관의 조사를 거치지 않고 피해자가 스스로 증거를 수집해 법원으로부터 피해를 인정받은 첫 사례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조광국)는 19일 북한 민간인 납치 피해자 김성길(82)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정부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1심에서 인정한 18억3천만원 위자료를 그대로 인정했다.
김씨는 지난 1955년 함경남도 신창군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아버지와 함께 육군 첩보부대(HID) 소속 북파 공작원들에게 납치돼 강원도로 끌려왔다. 군은 부자를 서로 인질로 삼아 북파 교육훈련을 시켰다. 아버지는 피랍 1년만인 1956년 10월 북파 공작에 동원됐다가 사망했지만, 국군 첩보부대는 김씨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감췄다. 김씨가 15살이던 1957년부터는 군사 훈련을 시키고 두 차례 북파 공작에 김씨를 동원했다.
김씨는 부대에서 풀려난 뒤 농촌 품팔이, 어선 선원 등의 일용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고 주소를 옮길 때마다 경찰로부터 감시를 받았다. 1970년 공무원으로 임용됐지만, 공무원 생활 중에도 경찰로부터 ‘부모를 근래 만난 적이 있는지’ 조사를 받는 등 지속적으로 감시·사찰을 받아야 했다. 김씨가 아버지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2009년 11월 해당 부대가 ‘전사 확인서’를 발급하면서였다.
김씨는 2023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국가가 김씨와 사망한 부친에 대해 18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객관적으로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부의 불법행위는 공작원들의 직무수행 중 조직적으로 자행됐으며, 그 결과 약 69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김씨는 납치 이전에 영위했던 종전의 생활관계에서 완전히 단절된 채 가족의 생사 여부마저 알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로부터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설명받거나 이산가족을 상봉할 기회를 받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부의 불법행위가 통상의 잘못 정도를 넘어섰다며 “위법행위가 지극히 조직적이고 약탈적이며 부도덕적이어서 그 불법성이 중대하고 명백한 때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 고유의 위자료 15억원, 김씨 아버지에 대한 고유의 위자료 3억원, 아버지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친족인 김씨에 대한 위자료 3천만원으로 총 18억3천만원의 위자료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정부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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