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기재차관 “경기 대응 위해 재정 적극적 역할… 재정준칙 재평가 필요"
추경으로 관리재정수지 –4%대
재정준칙 경직적 준수, 부작용 우려해
기재부 2차관 “실현 가능성 재평가 돼야”
임기근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18일 “현재 국면에선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진행된 2025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브리핑에서 “지출 구조조정과 기금의 가용재원을 활용하는 것처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기본적으로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차관은 또 지난 정부에서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불발한 재정준칙과 관련해선 “실현 가능성과 (제도) 수용성을 재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정준칙이란 나랏빚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법으로 정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재정준칙 입법화를 추진했다.
이번 추경 규모는 30조5000억원(세출+세입)으로 지난달 확정된 1차 추경(13조8000억원)보다 17조원 가까이 늘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기존 3.3%에서 4.2%로 커졌다.
임 차관은 2차 추경을 신속하게 마련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출범 당일부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발빠르게 가동했다”며 “이에 대한 첫 번째 해답으로 금번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 20일 만인 오는 23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엔 임 차관 외에 유병서 예산총괄심의관,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추경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4%를 넘겼다. 재정준칙 도입에 대한 새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임기근 경기 대응과 재정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도 재정 지속 가능성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정부도 재정 건전성 강조했지만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3% 이하를) 못 지킨 게 사실이다. 현재 경제 여건을 봤을 때 -3%를 경직적으로 준수하는 재정 운용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준칙의 실현 가능성과 수용성을 재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에선 재정준칙 법제화 추진 기조를 철회하는 건가.
임기근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재평가하겠다‘는 뜻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재정준칙 도입이)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될지, 안 될지 그런 부분도 조금 더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지금은 경방 내용과 수준에 대해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이번 추경 효과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가.
임기근 직접효과 이외에 소비자, 기업, 국민 등의 경제 심리에 미치는 간접효과도 상당히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추경을 기점으로 금년도에 최대한 성장을 높이는 게 새로 출범한 정부 기본적인 목표다. 이 목표는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지속적으로 유지될 거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경제 상황과 민생 어려움이 너무나 심각하다. 국가 재정이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된다. 추경을 하다 보니 GDP 대비 적자 규모와 GDP 대비 국채 규모도 약간 올라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 그리고 외국과 비교해 봤을 때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을 병행하겠다.
―전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15만~50만원이다. 어떤 기준으로 금액이 정해진 것인가.
임기근 경제가 어렵고, 소비가 많이 줄고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재정 여력도 생각해야 한다. 과거의 집행 선례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했다.

(현금이 아닌) 쿠폰으로 지원하는 이유는 소비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매출로 잡히고 또 이게 소득으로 잡히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현금으로 집행하면 이런 식으로 (돈이) 순환하지 않고 잠길 수 있다. 2021년부터 (이런 방식의 지원은) 현금 지급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지급해 왔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 제한이 있나.
임기근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기본적으로 사용처가 동일하다.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하지만 국민들이 봤을 때 적절치 않은 사행업종과 유흥업종은 제한된다.
유병서 쿠폰 지급 시기와 사용처는 추후 TF에서 정하겠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 기준에 ‘건보료 등’이라고 돼 있는데 건보료 외 다른 기준은 어떤 것인가.
유병서 건보는 지역가입자가 있고 직장가입자가 있다. 직장가입자는 주로 소득을 보고, 지역가입자는 재산 상황까지 감안해서 건보료를 부과한다. 직장가입자는 재산 상황을 안 보고 소득만 본다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 2020년 과세표준 9억원, 공시지가 15억원, 시세 20억원의 (재산 기준) 제한을 뒀다. 건보료 기준에 맞더라도 이런 부분을 일부 가미하기 때문에 ‘등’을 넣었다.
―5대 할인쿠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유병서 예를 들어 숙박은 ‘여기어때’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쿠폰으로 쓸 수 있게 팝업을 띄우는 식이다. 해당 기간과 지역이 맞으면 할인 쿠폰을 다운받아 예약을 할 때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영화나 스포츠는 어르신 위주로 시설을 이용할 때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다만 어떤 앱이 될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 (쿠폰 지급은) 선착순 개념이다.
―이번 추경에 소상공인 재기 지원을 위한 장기연체채권 매입·소각이 포함됐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권대영 소상공인·개인을 보면 3가지가 부류가 있다. 첫째 7년 정도 연체해서 상환 능력이 상실되신 분이다. 이런 분들은 원칙적으로 빚을 없애고 경제 활동으로 복귀시키겠다.
둘째는 어렵지만 연체 상태에 있는데 원리금 부담이 있는 분이다. 이 분들은 최대한 조사를 해서 빚을 깎겠다. 셋째는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지만 원리금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다. 이 분들에 대해선 이자를 감면하거나 (대출) 만기를 연장하겠다.
7년 정도 연체되면 금융권에선 신용정보 공유를 중단한다. 금융권에 흩어진 5000만원 이하의 부채를 저희가 일괄 매입을 해 오겠다는 것이다. 빈티지(연체 기간)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 (가령) 좋은 건은 100원짜리가 5원, 10원에도 거래된다. 저희가 보기앤 5원 정도로 보고 있다.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대출) 금액은 총 1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5%에 사 온다 하면 8000억원이 든다. 이 중 절반은 재정에서, 나머지는 금융권이 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
장기간의 빚에 빠져 있는 분들은 어차피 상환 능력이 없는 분들이다. 일회성으로 과감하게 (빚을) 감면하는 프로그램이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가 이번 추경 세출 사업에 반영됐나.
임기근 세출 사업을 설정하는 큰 원칙은 두 개였다. 첫째는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 둘째는 금년 내 집행 가능성이다. 이 큰 원칙하에서 추경 세출 사업 선정을 했다.
국정 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은 이제 착수한 단계다. 이번 추경에 포함한 세출 사업 중에는 공약 사업하고 일부 중복되는 게 있다. 소상공인 대상 특별채무조정 패키지, 인공지능(AI) 투자 등이다.
―정부 기조가 건전 재정에서 확장 재정으로 전환된 것인가.
임기근 현재의 국면에선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출 구조조정과 기금의 가용재원 활용하는 것처럼 (재정의 지속성을 위한) 노력을 기본적으로 병행해 나갈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도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같이 강조하면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조 자체가 ‘긴축이냐, 확장이냐’ 이런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다. 지금 당장 정부가 필요한 일을 하겠다.
추가적으로 한 말씀 더 드리면 추경을 편성한다는 것 자체가 확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기조적으로 긴축에서 확장으로 전환됐다’라는 건 본예산을 편성할 때 판단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
―3차 추경 가능성이 있나.
임기근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기본적인 목표는 3차 추경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제 상황을 하루 빨리 호전시켜 국민의 어려움과 고통을 덜어드리는 것이다.
―어떤 사업이 지출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나.
임기근 국채 발행으로 (추경 재원을) 충당하면 국민에게 부담이니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 할 수 있는지, 기금 여유재원이 있는지 우선적으로 검토했다.
상황 여건이 바뀐 것도 있고, 우선순위가 바뀐 것도 있다. 연내에 집행되지 않을 사업을 구조조정했다. 철저하게 실용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유엔(UN)분담금이다. 지난해 예산을 편성할 때 분담률을 전망했는데 금년에 확정됐다. 확정 금액에 따라 집행되니 이런 부분을 구조조정했다.
또 대학 등록금 인상 여부에 따라 (정부가 연동해서) 대학에 지원하는 예산이 있다. 연초에 상당히 많은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해서 (정부 지원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이 됐다. 실질적으로 공사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부 지출 구조조정에 포함했다. (가덕도 신공항) 진입 도로라든지 계속해서 추진해야 될 사업들은 당초 예산에 예정된 대로 감액 없이 진행된다. 특정 부분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목표 설정하고 지출 구조조정한 게 아니다. 연내에 집행 여부에 따라 판단했다.
유병서 무공해차, 전기차가 요즘 화재 문제로 판매가 줄어 이 부분도 감액됐다. 남북기금도 (올해가) 6개월이 지냈는데 집행은 전혀 안됐다. 하반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부 감액했다.
―최근 2년간 세수 결손이 컸는데도 세입 경정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기근 과거 세입경정을 하지 않고 정부 내부에서 처리하다 보니 (추경안이) 국회를 거칠 때 극심한 갈등이 있었다. 이것 또한 사회적인 비용이었다. 이를 감안해 이번에는 세입 경정을 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
―10조3000억원의 세입 경정을 세목별로 설명해 달라.
박금철 세목 종류로 보면 여섯 개 세목이다. 제일 큰 건 법인세다. 법인세는 4월에 전년도 실적에 근거해서 (수치를) 받았는데, 작년에 저희가 예상했던 거보다 (실제 수치는) 조금 낮았다. 4조7000억원 반영했다.
부가세도 4조3000억원 반영했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소비가 좋지 않았다. 교통세·개소세·교육세 부분을 합쳐서 유류세라고 하는데, 이를 2조3000억원 반영했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 유류세를 계속 탄력세율로 지원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그 기간이 길어졌다.
플러스 요인으로는 상속세가 있다. 3~4월에 우발적으로 고액 납세자분이 돌아가신 경우가 여럿 있어서 9000억원을 (추가) 반영했다.
―추경으로 국채를 20조원 가까이 발행하는데, 시장 소화엔 문제가 없나.
임기근 지금 국채 시장에서 수요 기반은 굉장히 견조하다. 국채 시장 참여자들이 연초부터 20조~30조원의 추경과 상당 양의 국채 발행을 예상한 것 같다. 이미 현재의 국채 금리 추이에 이런 예상이 선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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