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치료하러 이스라엘 온 우크라 7세 소녀, 이란 공습에 사망

백혈병 치료를 받기 위해 이스라엘로 이주한 우크라이나 출신 7세 소녀가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습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한 바트얌 아파트 공습 희생자 명단에 7세 나스티아 보릭과 그의 할머니 레나 페슈쿠로바(60), 보릭의 사촌 콘스탄틴 토트비치(9)와 일리야 페슈쿠로프(13) 등 일가족 네 명 이름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보릭의 어머니 마리아 페슈쿠로바(30)는 실종 상태다.
보릭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남부 도시 오데사에서 살다가 2022년 12월 백혈병 치료를 받기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보릭은 이스라엘에서 골수이식까지 받았지만, 병이 재발해 계속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보릭은 투병 중 제대로 걸을 수 없어 유아차를 타고 외출해왔다.
보릭의 어머니 페슈쿠로바는 출국 전 우크라이나에서 딸의 치료비를 모금했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보릭의 아버지도 딸과 함께 이스라엘로 가길 바랐으나 우크라이나의 ‘60세 이하 성인 남성 출국금지’ 전시 규정 때문에 고향에 남았다. 그는 현재 최전선에서 러시아와 교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 페슈쿠로바는 손녀를 병간호하기 위해 두 손자와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손자들은 바트얌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유대계가 아닌 보릭 가족이 왜 이스라엘 행을 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열악해진 자국의 의료기관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병상은 늘 부족한 상황이다. 에너지 시설이 파괴되면서 오데사 지역의 병원에 정전이 난 적도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자국 병원도 표적 삼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흑해와 맞닿은 오데사는 세계 곡물 시장의 관문이자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가 있는 도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두 달 만에 이 지역의 군사기지, 항구, 연료 저장소, 철도 등에 무차별 폭격을 가했고, 지난 17일까지도 무인기(드론) 폭탄 공격을 했다.
전쟁을 피해 이스라엘로 온 보릭은 결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의 희생양이 됐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핵시설 등을 폭격한 ‘일어서는 사자’ 작전 개시 이튿날 이스라엘에 반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바트얌에서 9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스라엘 경찰 등 기관과 긴밀히 소통해 사망자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치고 보릭과 그의 가족의 시신 송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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