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건축물 기행] 창원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knnews 2025. 6. 19. 11: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공장의 풍경… 북면 동전산단에 위치
단순한 작업장이 아닌 편안한 공간으로 설계
자연 품은 중정·광장, 외부 조망 베란다 등 눈길
2024년 창원 건축대상제 신축 부문 ‘은상’ 수상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검색 사이트에서 ‘공장’을 검색해 보면, 비슷비슷한 이미지들이 일렬로 나열된다. 대부분은 금속 구조물, 회색 벽체, 기능만을 위한 단순한 외형들이다. 공장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제조업에서 실제의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계를 수리·점검하는 일을 하는 시설’이라고 돼 있다. 건축법 시행령 별표 기준에서도 ‘공장’은 물품의 제조·가공·수리에 계속 사용되는 건축물로 분류된다. 이처럼 공장은 우리의 실생활과 가까이 있는 공간이지만, 여전히 ‘특별하지 않은 장소’, 그저 기능만을 위한 건축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창원시는 1970년대 국가산업기지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도시다. 산업지역과 주거지역을 구분하고, 장기적인 개발 전략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창원에 있는 수많은 공장단지들도 검색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SQUARE Factory 전경./서윤 건축사사무소/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SQUARE Factory 전경./서윤 건축사사무소/

◇설계 의도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2022년 5월이었다. 건축주는 사업체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뚜렷한 사업의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며,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일반산업단지로 공장 이전과 확장을 변화의 첫 시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기존의 일반적인 공장 형태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 단순한 작업장이 아닌,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 그리고 기업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공장이길 바랐다.

여러 공장단지를 지나다 보면 비슷한 형태와 크기, 재료들로 만들어진 익숙한 공장의 풍경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요구는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건축주는 조금 다른 공장을 원하였다. 이에 조금 낯선 공간 구성과 형태로 계획을 시작하였고, 공장 기능의 효율성과 새로운 방향성을 담을 수 있게 계획하였다.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사무동 중정.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사무동 중정.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는 여백(餘白, space)의 공간을 중심으로 배치하였다. 일반적인 공장의 전면에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공정과 효율적인 관계 등을 고려하여 남·북으로 작업을 위한 공간(광장, square)을 계획하였다. 또한 사무동 공간에도 중정(courtyard, 中庭) 형태의 작은 광장을 두었으며, 사무동 내부 공간 구성은 중정과의 관계에 큰 틀을 두고 계획하였다. 중정과 건물은 상호 간 연결되고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보호되며, 각 공간에서 중정을 바라보면 팽나무를 중심으로 각 실의 구성이 자연스럽게 배경이 만들어질 수 있게 계획하였다.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중정 별관동.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중정 별관동.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중층 외부 휴게공간.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중층 외부 휴게공간.
사무동 중층(the middle floor, 中層)에서 공장동을 이어주는 특별한 동선을 만들어 회사로 방문하는 외부인과 회의를 마치고 직접 공장을 참관할 수 있으며, 사무동과 공장동 사이 베란다(veranda) 공간에 휴게 공간을 계획해 별관동(휴게 및 식당) 경사 지붕 너머로 외부와 중정을 조망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시간에 따라 빛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차양 구조물을 설치하였다. 공장동 2층은 다음 사업적 목표와 새로운 변화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성과 새로운 시각적 경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비워 두었다. 입면은 단순한 면(square)의 형태를 벽(wall)과 유리(window)를 겹치고 이어서 펼치거나 꺾어 끼워 넣은 듯한 방법으로 중복된 층(layer)을 만들어서 독특한 시선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만들고자 하였다. 이러한 형태는 동선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장면을 연출하였고, 정면에서 보이는 계단 선을 따라 이어지는 수평선(slab)을 구성하여 단순하면서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하였다. 건물 층간(단면계획)에서는 내부 공간감에 중점을 두고 중정과 광장을 향하는 복도의 큰 창을 통한 투과성과 연결성으로 표현하였으며, 중정과의 관계는 사무동만이 아닌 공장동 일부에서도 바라볼 수 있고, 동쪽 계단은 사무동과 공장동과의 수평과 수직적 연결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각 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사무동 전경.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사무동 전경.

◇설계·시공과정

어느 건축 설계의 시작이 그렇듯, 이 프로젝트도 몇몇 건축사사무소들과 만나 설계 방향과 견적을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름대로 설계 업무의 가치와 범위를 고려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건축주께서는 다른 사무소들과 견적 차이가 꽤 크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스스로에 대해 얕은 고민도 들었고,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며칠 뒤, 설계사로 나를 선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그때 나는 1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었고, 이 프로젝트는 연면적 약 4900㎡에 건설비도 적지 않은 규모였다. 그럼에도 나를 믿고 선택해주신 그 용기에 늘 감사하고 있다.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건축주께서 왜 나를 선택했는지 이런저런 이유를 들려주셨지만, 사실 아직도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는다.

‘SQUARE Factory’는 창원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북면에 위치해 있다. 여러 지역과 연결되는 도로망 덕분에 접근성이 좋았고, 다양한 이유로 이 부지가 선택되었다. 하지만 토지 매입, 정책적 지원, 입지 조건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본격적인 설계는 계약 후 약 3개월쯤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사이 기존 공장의 프로그램과 규모, 사용자 환경 등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협의하면서, 이전될 공간의 전체 프로그램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고 면적도 확정했다. 이 과정을 통해 동경플라텍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할지, 건축물이 어떤 개념을 담아야 할지에 대해 건축주와 함께 정리해 나갔다. 돌아보면 이 시기가 가장 긴 여정이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다양한 사례를 직접 함께 답사하고,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구체화해 나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바로 ‘SQUARE Factory’다.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대회의실.

‘SQUARE Factory(스퀘어 팩토리)’ 대회의실.

공장 설계와 시공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단연 공사비다. 이는 종종 건축주와 시공사 사이의 갈등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건축주께서 직접 시공 관계자들과 깊이 관여하며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조율해 주셨다. 설계자이자 감리자로서 나는 그 중간에서 공사비가 적정한지를 판단하고 조율하려 노력했지만, 건축주의 이런 적극적인 자세가 현장의 불안 요소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시공 과정에서도 큰 문제없이 방향을 잘 잡아가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요즘 공장은 단순히 물건을 만들고 조립하는 곳만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일하고, 삶을 살아가는 공간이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자연의 소리와 풍경도 담아내고자 했다. 건축주도 기름 냄새 가득한 전형적인 공장이 아닌, 자연을 느낄 수 있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직원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그런 바람을 담아 ‘SQUARE Factory’는 공장으로서는 조금 도전적인 공간 구성과 낯선 형태로 계획되었다. 창원의 기존 산업단지를 넘어, 새로운 풍경을 만드는 공장 건축의 한 사례가 되기를 바랐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SQUARE Factory’는 2024년 제10회 창원시 건축대상제에서 공장 용도로는 이례적으로 신축 부문 은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얻게 되었다.

이 지면을 빌려 이 건축물이 완공되기까지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건축가의 의도를 믿고 존중해주신 건축주께 감사드린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SQUARE Factory 전경./서윤 건축사사무소/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SQUARE Factory 전경./서윤 건축사사무소/

◇이용정보

‘SQUARE Factory’는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산단동로 37번길 6에 있다. 현재는 실제 생산시설로 사용 중이라 자유로운 방문이 쉽지는 않지만, 작은 용기를 내어 관리자께 양해를 구한다면 잠시 견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건축물이나 공장 공간에 관심이 있다면, 근처에 위치한 주남저수지나 창원단감테마공원 같은 관광지를 방문할 때 이곳도 함께 둘러보는 건 어떨까.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공장의 풍경을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설계: 서윤 건축사사무소 서직용

설계: 서윤 건축사사무소 서직용

서직용(서윤 건축사사무소)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