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레전드 좀비 ‘28년 후’…죽음과 인간성에 대해 묻다
달리는 좀비의 귀환…전작과 연결
보일 감독 “인간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
![[소니 픽쳐스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ned/20250621001607986ivdn.jpg)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화 ‘28일 후’(2002)의 대니 보일 감독이 ‘28년 후’로 돌아왔다. 각본가 알렉스 가랜드가 합류해 보일 감독과 다시 손발을 맞췄다. ‘28일 후’에서 주인공 짐을 연기한 배우 킬리언 머피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좀비물의 역사를 새로 쓴 시리즈 정예 멤버들의 귀환이자, 20여 년에 걸친 3부작 시리즈의 마침표면서 동시에 새로운 ‘28년 후’ 트릴로지의 첫 작이다.
영화는 분노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28년 후를 그린다. 국경 봉쇄로 고립된 영국.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은 ‘홀리 아일랜드’에 모여 그들만의 공동체를 꾸려 살아간다. 그곳에서 태어난 12살 소년 ‘스파이크’(알피 윌리엄스 분)는 공동체 사람들의 응원 속에 아빠 제이미(애런 테일러 존슨 분)와 ‘본토’로 향한다.
스파이크는 본토에서 난생처음 바이러스에 잠식된 세상을 마주한다. 그곳에서 만난 ‘감염자’들의 숨을 끊으며 앞으로 나아가던 중 그들의 리더 ‘알파’를 만나게 되며 본토에 발이 묶인다. 가까스로 알파에게서 벗어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윽고 자신이 본토에서 목격한 불길의 정체가 의사 켈슨(레이프 파인스 분)의 것임을 알게 된다. 스파이크는 원인불명의 두통과 기억상실에 시달리는 엄마 알리아(조디 코머 분)를 데리고 다시 감염자들이 있는 본토로 향한다. 모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의사’를 만나 엄마를 고치기 위해.
![[소니 픽쳐스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ned/20250621001608327homk.jpg)
영화는 ‘28일 후’ 이후 23년이란 시간을 무색하게 만든다. 팬들이 기다린 보일 감독만의 독창적 연출과 해석, 나아가 가랜드의 독보적 스토리텔링은 강산이 두 번도 족히 변할 시간을 지나왔는데도 어색하지 않다. 새 트릴로지의 시작인 만큼 전작과의 연결성과 이 작품만의 세계관을 다시 설정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잘 녹아들었다.
전작 ‘28일 후’는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빠르고 광폭한 감염자를 등장시키며 ‘좀비는 느리고 둔하다’는 공식을 깨트렸다. 영화 ‘28년 후’도 분노 바이러스, 달리는 좀비의 설정을 유지하며 전작과의 연결성을 이어간다. 동시에 전작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생존자와 바이러스 모두에게 흘러간 시간을 대입하려 한 감독의 시도가 돋보인다. 생존자들이 산업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생존의 틀을 다시 세우는 동안, 바이러스도 제각각의 형태로 진화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더 강해졌고, 더 빨라졌으며, 더 난폭해졌다.
감독은 “영국을 격리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소진돼 죽을 것이란 것은 착각이었다. 긴 시간 동안 바이러스들도 진화했다”면서 “진화의 결과물이 무엇인지, 감염자들이 진화한 서너가지의 형태의 모습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ned/20250621001608607oqpz.jpg)
아이폰으로 촬영된 일부 장면은 디지털 캠코더로 담아낸 ‘28일 후’의 서걱서걱한 질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감염자들의 거칠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새로운 방법으로 담아내기 위한 시도이자, 마찬가지로 전작과의 연결성을 가져가기 위한 의도적 장치다. 여기에 2.76:1의 와이드스크린 화면비는 전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언제, 어디서, 무엇이 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새로운 공포 경험을 관객들에게 심는다.
20년이 넘는 시간, 인류의 시간도 영화처럼 흘렀다. 바이러스의 창궐과 영국 격리라는 영화 속 설정은 ‘코로나 팬데믹’과 ‘브렉시트(Brexit)’라는 형태로 현실이 됐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은 또다시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었다.
보일 감독은 “첫 영화가 보여줬던 설정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의 현실과 전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면서 “이제 우리는 영화처럼 거리가 텅 비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모든 요소를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영화는 좀비 영화라는 틀 속에서 다시금 시대상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메시지를 다룬다. 영화는 감염자의 이야기이자 생존자의 이야기이고, 동시에 산 자의 이야기이자 죽은 자의 이야기기도 하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을 것임을 기억하라)’. 영화는 선악을 나누는 분열과 대립의 서사가 아닌, 결국엔 누구나 ‘같은 결말’을 맞는다는 자연의 섭리에 기댄다.
![[소니 픽쳐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ned/20250621001608996bmbb.jpg)
예고편에도 등장했던 죽은 자의 두개골로 쌓아 올린 탑은 ‘28년 후’가 담은 메시지의 응축이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누군가를 죽이려 했으며, 누군가를 지키려고도 했던 모든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불길 속에 태워버린 채 탑의 일부가 된다. 제각기 달랐던 삶의 형태는 죽음의 터널을 지나 결국 모두 ‘하얀 두개골’이란 결말을 맺는다.
대니 보일 감독은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이라며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마지막에는 모두가 같은 운명, 즉 죽을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영화는 “‘28년 후’는 ‘네이처 필름’”이라는 감독의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 불과 28년 만에 태고의 모습으로 돌아간 자연이 뿜어내는 완전한 생명력은 감탄마저 자아낸다.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 인간 사회가 누렸던 평화와, 감염자들과 함께 존재하는 순수한 자연이 빚어낸 평화 중 무엇이 진정한 평화인지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19일 개봉. 19세 이상 관람가.
![[소니 픽쳐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ned/20250621001609399sqtv.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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