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경제학 교과서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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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선거 국면에서는 화두에 오르는 이슈와 그렇지 못한 이슈가 갈린다.
유권자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제21대 대선에서 노동정책 관련 공약과 논쟁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심지어 거대 양당 후보 중 한 사람이 선거 직전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저자는 매우 친절한 '노동경제학 대중 교과서'의 포지션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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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지음
생각의힘 펴냄

안타깝게도 선거 국면에서는 화두에 오르는 이슈와 그렇지 못한 이슈가 갈린다. 정권 심판이나 경기 활성화, 부동산 대책 등이 단골 주연이라면, 젠더 이슈나 이주민 인권 문제와 같은 주제는 중요도에서 밀리곤 한다. 노동도 조연 취급을 받는 주제 중 하나다. 유권자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제21대 대선에서 노동정책 관련 공약과 논쟁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심지어 거대 양당 후보 중 한 사람이 선거 직전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반복하는 실수는 노동과 관련한 정치적 전선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점이다. 지나친 당파성은 노동정책을 선악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동은 단순하지 않다. 경제학이 노동을 ‘시장’으로 해석하고, 그 ‘노동시장’을 상품이 오가는 현장에 빗댈수록 노동이 가진 고유의 특성이 납작해진다. 노동은 여타 상품·자본과 달리 ‘사람’이 중심에 놓여 있고, ‘일’은 신체적 활동을 화폐와 교환하는 것 이상으로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인 저자는 그래서 질문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책의 제목대로 우리가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질문은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자체가 핵심은 아니다. 더 중요한 핵심은 이 질문까지 우리 사회가 다다르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매우 친절한 ‘노동경제학 대중 교과서’의 포지션을 취한다. 그동안 경제학이 놓친 노동의 다층적인 성격을 설명하고, 일자리에 관한 흔한 오해를 불식시킨다. 예를 들어 ‘일하는 시간’은 경제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줄어든 게 아니라 경제적 진보와 사회적 요구가 결합될 때에야 줄어들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은 ‘일자리를 줄인다’는 오해와 달리 고용주의 독점적인 우위를 제거해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책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각종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했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좋은 일자리를 기업들이 만들도록 유인하는 것’을 정책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 대통령은 성장 엔진에 불을 켜기 위해, 경기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 재정을 풀자고 강조한다. 하지만 투입되는 재정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지도 새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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