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누구나 일상에서 치즈 즐기도록 돕고 싶어요” | 월간축산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6월호 기사입니다.

김 대표는 현재 치즈 전문 강사로 활약 중이다. 20년간 치즈를 공부하고, 10년 전부터는 ‘프로마쥬 치즈아카데미’를 열어 교육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블로그·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치즈를 주제로 한 콘텐츠도 꾸준히 업로드 중이다.
“국내 유업체에서 출시한 카망베르 치즈였어요. ‘이게 치즈라고?’ 낯선 맛과 향의 치즈는 신세계였어요. 이후 호기심이 생겨 새로운 치즈를 하나씩 맛보고 경험하기 시작했죠. 동시에 치즈 맛을 기억하고자 블로그에 기록했어요.”
김 대표는 치즈를 더 깊이 알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당시 우리나라는 치즈 불모지에 가까웠기에 관련 정보를 얻을 채널이 마땅치 않았다. 김 대표는 국내 출판된 몇 없는 치즈 관련 책은 물론, 해외 서적까지 직접 구해 탐독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치즈 공방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치즈를 선보이겠다는 작은 꿈도 갖게 됐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즈 제조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김 대표는 어렵사리 2008년 경기 여주에 있는 <영덕목장>을 찾아갔다.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인데요. 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첫차를 타고 6시간 넘게 걸려 여주로 향했어요. 목장의 사계절을 마주하며 원유 살균부터 시작해 치즈를 만드는 전 과정을 처음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죠.”
이후 김 대표는 강연기획 분야로 이직하며 서울로 오게 됐다. 첫 수업으로 ‘치즈’를 주제로 한 강연을 기획했을 만큼 치즈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김 대표는 회사에서 자기 계발 강의를 듣게 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라’라는 강의를 듣게 됐어요. 저한테 하는 말 같더라고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자!’ 마음먹었죠.”
김 대표의 치즈 사랑은 더 불타올랐다. 직장을 그만둔 김 대표는 그동안 가보지 못한 전국의 목장들을 찾아다녔다. 2013년 국립순천대학교에서 치즈 사관학교 과정을 수료했고, 유제품 가공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고군분투하는 제 모습을 안타까워한 전문가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이 과정에서 목장주가 아닌 개인이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하기도 했죠.”
그러던 중 김 대표는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치즈 클래스’를 제안받았다. 부담감이 컸지만 함께 치즈를 맛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생긴 것만으로도 기뻤다. 첫 클래스 학생들은 전북 전주의 영양교사로 구성된 ‘녹색 식생활 연구회’ 회원들이었다.
“테이스팅할 치즈와 각종 도구를 바리바리 챙겨 신나서 전주로 향했죠. 돌이켜보면 부족한 강의였는데, 수강생들의 격려와 호응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요. 내가 아는 정보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일이 굉장히 즐겁다는 경험을 하게 됐어요.”
2017년에는 ‘일본치즈아트프로마제협회’에서 치즈 관련 교육을 이수한 후 ‘프로마제’ 자격증을 받았다. 일본치즈아트프로마제협회는 치즈 기본 이론, 치즈 커팅·플레이팅 기술, 현장 서비스까지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마제 전문 교육기관이다.
“국내에는 치즈에 대해 전문적·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나 교재가 전무했어요. 2년간 통역 선생님과 함께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일대일 개인 지도를 받았죠. 치즈 관련 교육 이수는 물론 국내보다 큰 일본 치즈 시장도 파악하는 기회가 됐어요.”

일본에서 맺은 인연은 또 다른 기회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2019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국제 치즈 대회(International Best Cheesemonger Competition)’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했다. 김 대표는 대회 중 각국의 치즈를 선보이는 과제에서 전북 임실의 숙성 치즈인 ‘르쁘아쥬’를 소개했다. 치즈아트 과제에서는 한국의 ‘관혼상제’를 주제로 제기를 사용한 플레이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록 대회에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치즈에 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올 1월 김 대표는 20년간 치즈를 공부하며 깨우친 지식을 담아 <치즈 클래스>라는 책을 발간했다. 책 속에는 치즈의 역사, 종류, 제조법, 치즈 페어링법 등 치즈 전반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다.
“동네 이웃으로 만난 출판사 대표님과의 인연이 책 발행으로 이어졌어요. 저는 20년 넘게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치즈를 배웠어요. 그랬기에 치즈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죠.”
“목장·지역 등을 연계해 치즈의 제조-홍보-판매가 순환돼야 시장이 형성될 수 있어요. 언젠가 이러한 판을 만들고, 또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저는 치즈와 만난 이후 직업적으로는 물론, 미식 생활이 더 행복해졌어요. 저의 행복감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글 최민지 | 사진 이민희 사진제공 프로마쥬 치즈아카데미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